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적정 수준인 1년 6개월치를 밑도는 1년
3~4개월치, 1천1백67만GT수준으로 떨어져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7일 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
잔량은 지난 9월 한달동안 5척 1만7천4백99GT가 줄어들어 9월말 현재
1천1백67만6천6백76GT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주 잔량 1천3백31만75GT(1년 8~9개월치 물량)
보다 12.2%가 줄어든 것이다.

또 올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던 비수기때인 지난 7월말 현재의 1천1백69만
GT와 불과 1만GT 증가하는데 그쳐 조선경기가 사실상 올들어 최저 수준에
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 1월에는 지난해 연말 확보한 신조 물량이 많이 남아 수주 잔량이
1천3백82만GT까지 기록했었다.

조선업계는 적정 수주잔량인 1년 6개월치를 밑돌게 되면 조업 단축을
고려해야하는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는 선박 계약이 거의 없는 7,8월을 넘기고 9월부터는 신조 물량을
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뜻밖의 9월 수주 부진으로 수주
잔량만 줄어들게 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9월 한달동안 7척 34만4천8백GT를 수주, 올들어
9월말까지 수주량은 3백13만7백7GT(78척)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37척 4백59만9천3백23GT보다 34.4%가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10월이후 수주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다면 올연말께 수주
잔량이 1년치를 밑돌아 극심한 일감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