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명숙씨가 11~17일 서울 동숭동 바탕골미술관 (745-0745)에서
첫개인전을 연다.

김씨는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 (1974)뒤 86년 한국현대미술대상전에서
특선을 차지하고 매년 한국조각가협회전과 여류조각가협회전에 출품하면서
꾸준히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온 작가.

"솔직히 그동안 현모양처 역할에 더 충실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조각에서 손을 놓은 적은 없어요.

막내가 고1이니까 이제부터는 조각쪽에 더 힘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김씨는 40대중반에 첫개인전을 갖는데 대해 "인생을 아는 만큼 보다
깊이있고 성숙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한다.

실제로 그의 조각은 여성작가 작품답지 않게 힘과 의욕이 넘친다.

돌과 브론즈 등 재료에 관계없이 강건하면서도 밝고 진취적인 분위기를
지닌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토르소" 시리즈와 "기쁨" "행복" "조화"
"성장" 등 20여점.

여체를 제재로 한 만큼 대부분 곡선으로 이뤄져 있는데도 연약하거나
정적이지 않고 모두가 살아 움직인다.

"언제나 열심히 살고자 노력했어요.

작가 아내 며느리 엄마 노릇중 어느 것 한가지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죠. 그런 적극적인 생각이 작품에 드러난다고들 합니다"

여체를 다루는 건 자연보다 여체가 더 아름답다는 생각에서고 머리가
없는 토르소를 즐기는 건 괜스레 복잡하게 사는 것이 마땅찮아서라고.

김씨는 막내가 대학에 들어가는 내후년께는 이탈리아에 가서 공부를
더할 계획이라며 환히 웃는다.

< 박성희 문화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