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장세는 글자 그대로 조정장세이다.

조정의 본뜻이란 가치의 균형을 잡고 흐름의 윤곽을 추스리는데 있다.

그런점에서 보자면 이제까지 700대의 주가가 다른 지수대에 비해 취약한
기반을 가지고 있어서 상당기간의 주가다지기 국면이 필요한 측면도
있었다.

또하나는 그동안 주가갭이 지나치게 벌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재조정하는
과정도 필요한 것이 우리 증시의 현실이다.

이러한 주가갭은 처음에는 우량주와 비우량주 사이에서, 또 대형주와
중소형주 사이에서, 또 수출주와 내수주 사이에서 주로 벌어져 오다가
요즘들어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조정장세임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같은 조정장세는 미래의 장기주가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규투자가의 자금유입이 부진하고 대규모 물량을 안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펀드운용에 아주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된다.

결국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을 예측하는 단기투자가들이 이런 시장에선
용의주도하게 틈새차익을 노리고 바쁘게 뛰게 마련이다.

이전 주 역시 그런 시장의 성격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가지 작은 변화의 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정국이 한순간에 보수안정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게 된다.

여야 안보 영수회담이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안정을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안정이란 종래 긴축을 시사하는 그런 의미를 넘어서서
투자나 저축이나 물가나 국제수지나 고용 등 어느 부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활성화된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10% 경쟁력 높이기 주창이 이런 분위기라면 재계의 경제살리기
운동으로 확산될 소지가 높다고 하겠다.

만일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증시도 자연히 안정을 찾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보이고 있으면서 수면아래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시점으로 해석할수도 있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