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신도시] (5) 프랑스 라데팡스 .. '경제지향형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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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의 비즈니스파크(업무단지)인 프랑스 라데팡스(La Defence).
세느강을 사이에 두고 파리도심의 서북쪽에 있는 라데팡스는 유럽 신도시
개발의 대명사이다.
라데팡스는 특히 새로운 주거공간 확충이라는 일반적인 개념이 아닌
업무기능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된 "경제지향적" 신도시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라데팡스의 이같은 특성은 개발초기 당시 프랑스의 경제여건과 수도
파리의 도시환경에 기인한다.
2차대전이후 프랑스경제개발이 가속화되고 파리인구가 급증했으나 이미
19세기 후반에 근대적 형태의 도시개발이 끝난 파리로서는 분출하는
경제욕구와 인구증가를 수용할 수 없었던 것.
이에따라 라데팡스개발계획은 개발한계에 부딪친 파리의 업무기능과
인구를 분산하기위해 수립됐다.
더욱이 라데팡스는 과거 파리의 관문지역이었는데다 개선문에서 일직선
대로(그랜드 아미)로 파리도심과 이어져있어 최적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프랑스정부는 라데팡스개발공사(EPAD)를 58년에 설립하고 225만평(750ha)
에 달하는 이곳의 개발계획수립에 들어갔다.
EPAD는 6년간의 개발계획입안과 필요한 토지(90만평) 수용절차를 거쳐
64년 라데팡스개발 마스터플랜을 내놓고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비즈니스 공원 기타 등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사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된
라데팡스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개발이 시작된 곳은 48만평규모의 비즈니스
지역.
이곳은 라데팡스의 상징처럼 돼버린 거대한 복층도시구조를 갖고 있다.
도로 지하철 철도 주차장 등 모든 교통관련시설은 아래층지하에 설치되고
그위에 건축물 여유공간 등이 만들어졌다.
이같은 복층구조는 교통효율의 극대화, 파리의 전통인 역사성과 예술성의
강조, 공간활용도 제고, 개발비용절감 등을 겨냥한 것이다.
세계의 기업들을 유치하고 신도시의 주거기능을 활성화하기위해 완벽한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은 개발초기부터 최우선적인 과제였다.
정부보조와 건축권판매로 조성된 자금의 대부분이 교통시설에 집중
투입됐다.
14번 고속도로(A14), 지하철인 메트로 1번선, RER(고속철도) A선,
SNCF(국철), 버스 18개노선 등을 모두 복층도시의 지하로 집어넣었다.
지상에서의 도로확장, 신규도로개설 등에 따른 보상비부담 공기장기화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공간이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지하교통망은 하루에 15만여명을 실어나른다.
이를통해 파리주변 모든 신도시에서 1시간, 대부분의 공항에서 45분,
모든 파리기차역에서 35분, 파리의 중심업무지구(샹제리제-파리증권시장)
에서는 15분에 이곳과 연결된다.
외부에서 라데팡스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80%가 이 지하교통망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복층도시구조의 지하교통망은 "보행자 지상주의"라는 새로운
환경을 창출했다.
관광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은 지하로 다니고 지상통행을 금지함으로써
교통사고 등의 우려가 없는 "자동차로부터 해방된 도시"를 구현한 것이다.
이같은 도시환경을 갖추면서 70년대 이후 프랑스 국내외 기업들의 진출이
줄을 이었고 비즈니스지역을 중심으로 1,600여개의 기업이 이곳에 본사나
지사를 설치했다.
특히 엘프아퀴타인사 EDF 토털사 프랑스텔레콤 등 프랑스 상위 20개사중
14개사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고 엑손사 IBM 모빌 영국석유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대거 나와있다.
앙드레 말로공원이 있는 공원지역(27만평)은 주거 및 레저 교육중심
지역으로 80년대들어 개발되기 시작했다.
또 파리10대학(낭테르대학)이 있는 나머지 미개발지역(150만평)은 오는
2007년까지 주거시설을 비롯, 각종 편익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은 대부분 고층아파트로 서민주택 학생주택 퇴직자주택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해 건설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비즈니스지역에 1만100여가구, 공원지역에 5,600여가구가
있으며 이곳에 약 3만9,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 라데팡스에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인원 14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활동인구가 파리를 비롯한 외부에서 들어오는 셈이다.
앞으로 미개발지역을 추가로 개발, 오는 2007년까지 약 10만명의 인구를
수용한다는게 EPAD의 방침이다.
교육시설로는 예술성이 강조된 신도시임을 반영하듯 오페라무용학교인
파리오페라학교과 건축학교를 비롯해 10여개의 학교가 있다.
이밖에 유럽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인 4계절쇼핑센터(매일 5만명 이용)와
각종 편익시설이 들어있으면서 우리의 KOEX 역할을 하는 CNIT(연면적 7만여
평)등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도시기능 말고도 라데팡스에는 "가장 프랑스적인" 설계구조가
도시전체를 수놓고 있다.
다름아닌 40년 가까운 개발기간동안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는 "역사적
중심축(Great Axis) 연결" 작업이다.
라데팡스는 루브르박물관 콩코드광장 상제리제거리 개선문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중심축 선상에 놓여 있다.
이를위해 라데팡스 신도시는 낭테르 쿠르브부와 퓌토 등 3개시에서 일부
지역을 흡수, 중심축좌우가 대칭이 이뤄지게 구획됐다.
완벽한 교통망확충, 역사적인 의미부여가 라데팡스개발의 성공비결이라고
EPAD 도시계획가겸 건축가인 미셸에위에씨(60)는 밝혔다.
이같은 역사적 중심축 연결구조로 라데팡스에서 근무를 하거나 사는
사람들이 항상 파리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업무중심지로 자리를 굳힌 라데팡스.
유럽 최대의 비즈니스파크라는 분명한 성격을 규정하고 여기에 잘맞는
완벽한 교통.업무 환경을 창출해낸 장기적이고 일관된 계획이 "베드타운"이
아닌 "살아 숨쉬는 신도시"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음을 눈여겨 볼만하다.
< 글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
세느강을 사이에 두고 파리도심의 서북쪽에 있는 라데팡스는 유럽 신도시
개발의 대명사이다.
라데팡스는 특히 새로운 주거공간 확충이라는 일반적인 개념이 아닌
업무기능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된 "경제지향적" 신도시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라데팡스의 이같은 특성은 개발초기 당시 프랑스의 경제여건과 수도
파리의 도시환경에 기인한다.
2차대전이후 프랑스경제개발이 가속화되고 파리인구가 급증했으나 이미
19세기 후반에 근대적 형태의 도시개발이 끝난 파리로서는 분출하는
경제욕구와 인구증가를 수용할 수 없었던 것.
이에따라 라데팡스개발계획은 개발한계에 부딪친 파리의 업무기능과
인구를 분산하기위해 수립됐다.
더욱이 라데팡스는 과거 파리의 관문지역이었는데다 개선문에서 일직선
대로(그랜드 아미)로 파리도심과 이어져있어 최적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프랑스정부는 라데팡스개발공사(EPAD)를 58년에 설립하고 225만평(750ha)
에 달하는 이곳의 개발계획수립에 들어갔다.
EPAD는 6년간의 개발계획입안과 필요한 토지(90만평) 수용절차를 거쳐
64년 라데팡스개발 마스터플랜을 내놓고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비즈니스 공원 기타 등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사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된
라데팡스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개발이 시작된 곳은 48만평규모의 비즈니스
지역.
이곳은 라데팡스의 상징처럼 돼버린 거대한 복층도시구조를 갖고 있다.
도로 지하철 철도 주차장 등 모든 교통관련시설은 아래층지하에 설치되고
그위에 건축물 여유공간 등이 만들어졌다.
이같은 복층구조는 교통효율의 극대화, 파리의 전통인 역사성과 예술성의
강조, 공간활용도 제고, 개발비용절감 등을 겨냥한 것이다.
세계의 기업들을 유치하고 신도시의 주거기능을 활성화하기위해 완벽한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은 개발초기부터 최우선적인 과제였다.
정부보조와 건축권판매로 조성된 자금의 대부분이 교통시설에 집중
투입됐다.
14번 고속도로(A14), 지하철인 메트로 1번선, RER(고속철도) A선,
SNCF(국철), 버스 18개노선 등을 모두 복층도시의 지하로 집어넣었다.
지상에서의 도로확장, 신규도로개설 등에 따른 보상비부담 공기장기화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공간이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지하교통망은 하루에 15만여명을 실어나른다.
이를통해 파리주변 모든 신도시에서 1시간, 대부분의 공항에서 45분,
모든 파리기차역에서 35분, 파리의 중심업무지구(샹제리제-파리증권시장)
에서는 15분에 이곳과 연결된다.
외부에서 라데팡스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80%가 이 지하교통망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복층도시구조의 지하교통망은 "보행자 지상주의"라는 새로운
환경을 창출했다.
관광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은 지하로 다니고 지상통행을 금지함으로써
교통사고 등의 우려가 없는 "자동차로부터 해방된 도시"를 구현한 것이다.
이같은 도시환경을 갖추면서 70년대 이후 프랑스 국내외 기업들의 진출이
줄을 이었고 비즈니스지역을 중심으로 1,600여개의 기업이 이곳에 본사나
지사를 설치했다.
특히 엘프아퀴타인사 EDF 토털사 프랑스텔레콤 등 프랑스 상위 20개사중
14개사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고 엑손사 IBM 모빌 영국석유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대거 나와있다.
앙드레 말로공원이 있는 공원지역(27만평)은 주거 및 레저 교육중심
지역으로 80년대들어 개발되기 시작했다.
또 파리10대학(낭테르대학)이 있는 나머지 미개발지역(150만평)은 오는
2007년까지 주거시설을 비롯, 각종 편익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은 대부분 고층아파트로 서민주택 학생주택 퇴직자주택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해 건설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비즈니스지역에 1만100여가구, 공원지역에 5,600여가구가
있으며 이곳에 약 3만9,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 라데팡스에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인원 14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활동인구가 파리를 비롯한 외부에서 들어오는 셈이다.
앞으로 미개발지역을 추가로 개발, 오는 2007년까지 약 10만명의 인구를
수용한다는게 EPAD의 방침이다.
교육시설로는 예술성이 강조된 신도시임을 반영하듯 오페라무용학교인
파리오페라학교과 건축학교를 비롯해 10여개의 학교가 있다.
이밖에 유럽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인 4계절쇼핑센터(매일 5만명 이용)와
각종 편익시설이 들어있으면서 우리의 KOEX 역할을 하는 CNIT(연면적 7만여
평)등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도시기능 말고도 라데팡스에는 "가장 프랑스적인" 설계구조가
도시전체를 수놓고 있다.
다름아닌 40년 가까운 개발기간동안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는 "역사적
중심축(Great Axis) 연결" 작업이다.
라데팡스는 루브르박물관 콩코드광장 상제리제거리 개선문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중심축 선상에 놓여 있다.
이를위해 라데팡스 신도시는 낭테르 쿠르브부와 퓌토 등 3개시에서 일부
지역을 흡수, 중심축좌우가 대칭이 이뤄지게 구획됐다.
완벽한 교통망확충, 역사적인 의미부여가 라데팡스개발의 성공비결이라고
EPAD 도시계획가겸 건축가인 미셸에위에씨(60)는 밝혔다.
이같은 역사적 중심축 연결구조로 라데팡스에서 근무를 하거나 사는
사람들이 항상 파리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업무중심지로 자리를 굳힌 라데팡스.
유럽 최대의 비즈니스파크라는 분명한 성격을 규정하고 여기에 잘맞는
완벽한 교통.업무 환경을 창출해낸 장기적이고 일관된 계획이 "베드타운"이
아닌 "살아 숨쉬는 신도시"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음을 눈여겨 볼만하다.
< 글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