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신도시".

우리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러나 라데팡스 신도시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기업활동무대로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관광적 요소가 극대화된 도시이다.

라데팡스는 최고의 비즈니스단지를 지향하고 있으나 기능만을 중시,
무미건조한 초고층 빌딩숲만을 건설하는 방식을 피했다.

전체적인 도시설계에는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건축물에는 예술적
감각을 가미하는 한편 트인 공간 곳곳에 예술품을 설치했다.

그래서 라데팡스는 "미학과 기능이 조화된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예술작품의 경우 세자르 미로 등 전세계의 유명 예술가들이 참가,
60여개의 조각품 등이 설치됐다.

또 89년 프랑스혁명 2백주년을 기념해 건설된 그랜드아치 등 대형 건축물
및 설치물도 볼거리를 이루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들 두고 "야외박물관"이라고 부르며 실제로 많은 관광객과
조각가 지망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루부르박물관~개선문~라데팡스로 이어지는 8km의 일직선 길을 일컫는
"역사적 중심축"을 살린 도시설계는 매우 인상적이다.

이 일직선 도로를 통해 라데팡스에서 파리의 개선문 등이 곧바로 보인다.

중심축은 17세기부터 프랑스의 각 왕조나 정부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한
일직선의 대로로 프랑스는 파리에서 라데팡스를 거쳐 북서쪽 25km에 위치한
세르지퐁트와즈 신도시 전망대까지 이 축이 연장된다.

라데팡스는 이를 관광상품화해 다른 신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기념품상점
까지 비즈니스지역 한가운데 설치해 놓고 예술작품에 대한 설명책자
10여종을 만들어 15~50프랑에 판매하고 있다.

또 그랜드아치에 전망대를 만들고 전망대에 예술작품을 전시, 외부인들을
끌고 있다.

연간 방문객은 약 100만명이나 된다.

특히 비즈니스지역의 복층구조물 윗층인 지상으로는 자동차가 전혀 다닐
수 없는데도 둘러보는데 40분 걸리는 소형 관광버스만은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상의 업무기능을 살리면서 "관광신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대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