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들은 평당 공사비를 얼마나 적게들이고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무척
따지고 신경을 쓴다.

가능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짓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니 당연한 노릇이다.

하지만 건축주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건축물은 설계와 사용한 자재 그리고 견실한 시공, 3박자가 잘 어울렸을
경우에 최대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설계와 시공은 기술력이 뒷받침되면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건축주들은 평당 공사비를 세밀하게 따지면서도 어떤 자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않는 경우가 많다.

자재 사양이 너무나 다양해 일반인이 잘 모르지만 사용되는 자재
하나하나에 따라 건축물의 품격과 평가는 확연히 달라진다.

공사 계약을 할 때는 외벽은 붉은 벽돌에 유리는 5mm 페어글라스로 한다는
식으로 하는게 일반적 관행이다.

그러나 붉은 벽돌의 경우에도 종류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장당가격이 110원에서 230원까지 가격차이가
심하다.

또한 단열재로 많이 사용하는 스치로폴의 경우에도 두께에는 관심을
가지나 비중에는 관심이 없다.

50mm의 두께를 가진 똑같은 크기의 스치로폴이라 하더라도 비중이 0.015인
것은 가격이 한장당 6,900원인 반면 비중이 0.03인 것은 13,050원으로 두배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건축물은 비싼 자재를 사용하여야 만족을 얻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건축목적과 형태에 따라 적절한 단가의 자재를 사용하여야만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같은 가격의 자재를 사용하더라도 그 자재를 어떤 곳에 어떻게
배치하여 효과를 높이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인테리어 감각이 있는 사람이 주관하여 시공한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은 차이가 있으며 건축물의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똑같은 백지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더라도 화가가 그린 것과 학생이
그린 것이 차이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건물은 한번 지으면 수십년동안 바꾸기 어려운 재산이므로 개발을 하려고
건축 허가를 받았거나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지주들이 있다면 평당 건축
공사비를 따지기 이전에 자신의 건축목적을 상기하고 어떤 자재를
사용할지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똑같은 가격의 자재라면 어느것을 선택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부동산개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김영수 < 미주하우징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