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로 포항제철 전회장(65)이 포철 고문겸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회장으로 복귀한다.

포철 관계자는 "지난 93년 박태준 전회장과 함께 퇴진했던 황전회장을
포철로 복귀시키기로 했다"며 "오는 12일자로 포철 고문겸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직에 정식 발령이 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전회장은 포철을 떠난뒤 동부그룹 고문을 맡고 있었다.

이로써 지난 92년 대선직후 박전회장과 함께 포철을 떠났던 경영진들은
대부분 포철로 컴백하게 되는 셈이다.

황전회장외에 대선이후 포철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한 경영진은 정명식전회장
조말수전사장 이대공전부사장 등이다.

이중 이전부사장이 지난 94년10월 포철의 아톰즈축구단 사장으로 돌아왔고
조전사장은 포철의 판매전문회사인 포스틸 고문으로, 정전회장은 지난해
포철의 학교법인인 제철학원 이사장으로 각각 복귀했다.

이와관련, 업계는 지난 94년 3월 취임한 김만제포철회장의 포철 퇴직임원
"끌어 안기"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철관계자는 "TJ(박전회장)의 분신격인 황전회장이 포철로 돌아오는 것은
포철 퇴직임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란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는
김회장이 포철인들의 단결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철의 경우 다른 회사에 비해 퇴직임원들의 조직이
강력하다"며 "김회장이 포철 퇴직임원 모임인 중우회 회장이기도 한
황전회장을 포용한 것은 그만큼 포철 경영에 자신감을 가졌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황전회장은 지난 68년 포철에 입사한 창립 멤버로 77년 삼성물산 상무로
자리를 옮기면서 포철을 떠나 한국자동차보험사장 동부산업회장등 10년간
바깥 나들이를 한후 지난 88년 포철자회사인 제철엔지니어링 회장으로
돌아왔었다.

이후 90년3월 박전회장이 당시 민정당 대표를 맡게 되자 포철대표이사
부회장,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92년 박전회장 퇴진후엔 뇌물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등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