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장대용제 장내세균촉진제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신기능 생물소재인레반
(Levan)을 대량생산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생명공학연구소 응용미생물연구그룹 이상기박사팀은 지난 4년간의
연구결과 효소반응을 이용해 레반을 대량생산할수 있는 기술및 반응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레반은 수백만개의 과당이 연결되어 있는 과당중합체.

바실러스 폴리믹사등 미생물이나 잔디와 같이 흔하게 볼수 있는 식물이
가뭄, 냉해등 외부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특수탄수화물이다.

레반은 혈장대용제 면역제재 다당류백신등과 같은 의약품과 식품품질
향상제 안정제 건강식품첨가제등 식품분야에 이용된다.

특히 고급감미료인 순수과당이나장내세균생육촉진제인 올리고당제조등이
광범위하게 활용할수 있다.

이박사팀은 지모모나스 모빌리스란 미생물로부터 레반을 만들어내는
효소인 레반수크라제의 유전자를 클로닝한 뒤 염기서열및 구조분석을
토대로 이 유전자를 대장균에서 전체단백질의 40%정도로 대량발현시킬수
있는 기법을 확립했다.

그리고 이 효소로 레반을 생성시킬수 있는 효소반응시스템도 개발했다.

또 유전공학기법을 이용해 대장균 균체파쇄액으로부터 대량생산된
이 효소를 단한번에고순도 정제할수 있는 레반수크라제 변이체를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이 변이체를 이용한 효소반응법은 기존의 발효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생성수율을 나타냈으며 pH, 온도, 효소의 양등 각종 효소반응조건도
손쉽게 조절할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실험됐다.

또 효소반응에 의해 생성된 부산물도 유용한 식품소재로 재활용할수
있어 생산원가절감을 꾀할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박사팀은 현재 실험실규모에서 50g/l 이상의 높은 수율로 레반생성
실험을 진행중이며 이를 백색분말로 만드는 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레반은 자연계에 극미량이 존재해 정제하기 어려운데다 상업화할
정도의 대량생산기술이 개발되지 못해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어
왔다.

레반생산에 관한 기술은 이제까지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법에 치중해
왔는데 이 방법은 기질로 설탕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원이 미생물에
의해 소비되거나 솔비톨등 부산물이 생성되는등의 단점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특히 레반을 만들어내는 효소인 레반수크라제의 생성량이 이론수율의
30~45%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정제하기까지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하는등의
단점도 갖고 있었다.

이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상업화돼 레반을 대량생산할 경우
현재 유사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 덱스트란(포도당의 중합체)을 대체할수
있을 것"이라며 "미텍사스대학의 한국인 과학자와 식품분야에의
응용연구를 수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박사는 또 "약물전달시스템등 의약품분야는 물론 응용범위를
크게 확대시킬수 있도록 레반유도체를 만드는 효소의 탐색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