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영국 서섹스대학의 해럴드 크로토교수와
미국 라이스대학의 로버트 컬2세, 리처드 스몰리교수는 "플러렌(C60)"이란
새로운 구조의 탄소화합물을 지난 85년 처음으로 만들어 냈다.

C60은 탄소원자 60개가 축구공처럼 배열.결합된 최초의 완전구형 화합물로
"꿈의 분자" "기적의 신소재"로 불린다.

과학자들은 19세기 벤젠의 발견에 버금갈 정도로 21세기 재료혁명의
주역이 될 신소재로 평가하고 있다.

수상자들은 흑연판에 고온레이저를 쏘아 증발하는 기체속에 다량의 C60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질량분석기를 통해 알아낸뒤 합성에 성공했다.

플러렌이란 이름은 미국의 건축가 버크민스터 플러가 67년 몬트리올 세계
박람회에서 제작한 건축물의 모양과 비슷하다는데서 따왔다.

플러렌은 흑연이나 다이아몬드 등 지금까지 알려진 탄소화합물과 전혀
다르게생겼다.

60개의 탄소원자가 속이빈 구형으로 결합되어 있어 다양한 응용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플러렌의 빈 공간에 칼륨 등 알칼리금속을 넣으면 초전도성질을
보인다.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온도도 절대온도 50도정도로 매우 높아 고온초전도
의 이론규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나노m(10억분의 1) 크기의 푹신푹신한 플러렌은 미시세계에서 훌륭한
윤활제나 베어링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합된 탄소원자중 일부를 다른 원자로 바꿔 넣으면 무궁무진한 화합물도
만들수 있으며 암세포파괴 등 의료용으로도 사용할수 있다.

하지만 아직 양산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g당 1,000달러선을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2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특성분석센터 조양구
박사팀이 플라즈마장치를 이용, 플러렌을 생산하는 방법을 발견해
주목받았다.

<김재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