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병원가운데 신용카드를 이용해 진료비를 낼 수 있는 병원이
3분의1에 불과, 대형병원들이 의료소비자의 편의를 외면하고있는것으로
지적되고있다.

9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전국의 7백26개병원 가운데
진료비를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곳은 2백15개로 전체의 29.6%에
불과하다.

또 이들 병원가운데 상당수가 입원비와 건강진단비등만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고 정작 현금준비가 어려운 야간응급진료를 받거나 외래진료를
받을 때에는 신용카드이용을 할수 없는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 1백37개병원중 진료비를 카드로 받는 곳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인제대서울백병원 등 49개병원 (28.3%)에 불과해 전국
평균보다도 낮았다.

또 국립서울대병원과 고려대, 한양대 등 대다수대학병원, 서울중앙병원
등이 카드결제를 외면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길병원, 고대안산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카드결제를
받지않는 등 97개중 25개 (25.8%)만이 진료비카드수납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부산이 77개병원중 21개 (27.3%), 대구는 26개병원중 11개
(42.3%), 광주는 23개중 6개 (26%), 인천은 31개중 9개 (29%), 대전은
18개중 5개 (27.8%) 병원만이 카드수납을 취급, 대구를 제외하고는
카드결제비율이 전국평균보다도 낮다.

병원들이 진료비를 현금으로만 받는 이유는 카드결제를 할 경우
결제금액의 1.5%에 달하는 수수료를 금융기관에 내야하고 직원들의
업무량이 많아지는 등 경영상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의 수수료율은 현재 신용카드가맹점이 내는 평균 1.5%~5%의
수수료율범위에서도 최저수준이라고 신용카드업계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동네음식점에 이르기까지 신용카드결제가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성격을 가진 병원의 신용카드외면은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