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전후해 8백20원선까지 하락했던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4일 8백20원80전(매매기준율)을 기록했던 원.달러환율은 5일 8백24원
10전으로 껑충 뛰어오른데 이어 10일에는 8백29원20전으로 고시됐다.

일주일만에 무려 10원이나 오른 셈이다.

물론 이같은 상승세는 10일들어 당국의 강력한 노력에 힘입어 다소 진정
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8백30원선의 돌파도 다소 미뤄지게 됐다.

그러나 환율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전망이다.

외환딜러들은 환율급등의 주요한 원인으로 수급상의 불균형을 들고 있다.

수출부진으로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9월말까지만도 1백52억달러에 달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다.

또 그동안 달러화의 주요 공급원인이 됐던 주식예탁증서(DR)발행 자금이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도 거의 마무리된 듯한 상황이다.

주식투자 자금은 당초 10억달러이상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재까지
5억달러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반해 수입결제를 위한 기업들의 달러수요는 점증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원화가 절하될 것으로 보는 외환딜러들의 기대심리도 확산, 일시적
인 달러가수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 또한 자본금헤지를 위해 달러를 계속 사들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달러화 매입열기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경제는 최근들어 실업률등 각종 경제지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는등 뚜렷한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독일 일본등 주요선진국의 저금리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상태여서 금리차를
노린 투기적인 달러화 매입도 두드러지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현수준 아래로
하락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멀지않아 8백3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선 연말안에 8백35원까지 환율이 오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원화절하가 지속될 경우 수출가격의 경쟁력은 다소 회복되겠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더해지는 측면이 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