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급상승한 원유가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가 불황을 벗어나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세계원유확인매장량의 4분의1을 점유하는 사우디는 하루 8백만배럴의
원유를 생산, 7백만배럴을 수출하는 명실공히 세계최대의 산유국이자
원유수출국.

사우디산 원유의 올해 수출평균가격은 배럴당 18.5달러로 사우디정부가 올
예산안 편성시 예측한 가격보다 2.5달러 정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원유수출소득이 증대되면서 사우디의 경제는 고속성장세로
질주중이며 큰 폭의 재정적자도 말끔하게 해소될 전망이다.

외환수출입에 정통한 현지 은행가들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1천3백25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6%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10여년만의 최고치로 걸프전을 기화로 침체됐던 사우디경제가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신호다.

정부가 추진중인 5개년계획(95-99년)의 목표성장률 3.8%도 훌쩍 넘어
장미빛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

이같은 고속성장세는 국내경제의 중추인 에너지부문 성장률이 올해 무려
1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서 비롯한다.

더욱이 원유수출수입증대로 인한 투자효과가 제조업 및 소매업 등 여타
산업으로 파급돼 산업생산도 급증세로 돌아섰다.

사우디정부는 특히 골칫거리였던 재정적자마저 해소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원유수출수입이 기대보다 높은 3백14억달러로 전망되면서 정부의
재정규모가 약 34억달러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최근 수정전망된 것.

정부가 당초 책정한 예산안이 49억달러의 적자로 편성된 것을 고려하면
유가상승으로 얻은 추가수익규모가 무려 83억달러에 이르는 셈.

오일달러로 인한 국내 외환보유고도 급증, 1백15억달러를 최근 넘어섰다.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는 초강세 유가를 시현했던 지난 80년대 초반 2백50억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걸프전 전비부담 탓으로 지난 92년에는 55억달러로
떨어졌었다.

경제지표들이 이처럼 호전되자 은행가들은 사우디 경제가 국제수지호전과
재정적자퇴치를 발판삼아 성장과 물가 등 경제전반에 걸쳐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