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에서 깨면 발작적으로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떨어지고
코와 눈이 가렵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알레르기성비염환자가 늘고 있다.

인체는 자기방어를 위한 항원-항체반응, 즉 면역반응을 하는데 이것이
지나치면 심한 염증등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가 눈에 나타나면 결막염, 호흡기에 나타나면 천식, 비점막에
나타나면 알레르기성비염이 되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윤상민교수(이비인후과)는 "알레르기성비염은
전체인구의 5%가량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0대이전에는
남자에게, 20대이후에는 여자에게 많고 50대를 넘어서면 점차 감소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비염의 후유증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급성부비동염(축농증) 삼출성중이염 기관지염 기관지천식 후각기능감퇴
등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킬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절반가량이 알레르기성비염으로 인한 부비동염을
앓게 되는데 코가 아닌 입으로 지속적으로 숨쉬다보면 혀가 아래턱에
압력을 주므로 얼굴이 위아래로 길어지고 치아의 부정교합이 일어난다고
한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동물의털 또는 비듬등이 알레르기원으로
작용한다.

통계로 볼때 국내에서는 꽃가루에 의한 계절성 알레르기성비염은 그다지
많지 않고 계절에 관계없이 연중 발생하는 통년성 알레르기성비염이
더 많다.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항원의 70~80%는 집먼지진드기,
고양이나 개의 털 또는 비듬 곰팡이등이다.

이밖에 작업환경에서 발생하는 가스 먼지 화학물질분진등이 통년성
알레르기성비염을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연중 10월에 알레르기성 비염및 천식환자가 가장 많은 것은
산쑥 환삼덩굴등 잡초의 꽃가루가 날리고 난방장치가동으로 인한
실내분진이 증가하고 애완동물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등의
요인이 겹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환절기의 갑작스레 차가워진 공기에 인체가 과민반응하는 것도
한 이유다.

알레르기성비염의 진단은 피부반응검사, 방사선항원흡수검사, 콧물및
혈액내 호산구검사, 부비동방사선촬영등을 통해 이뤄진다.

2가지 이상의 항원에 양성이면 알레르기성비염으로 확진할수 있다.

일선 전문의들은 개방화와 함께 외국에서 유입된 신종항원이 대거
등장해 갈수록 원인항원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우선 알레르기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교수는 "집먼지진드기가 옷 카펫 침대 가구 털인형등에 살지 못하게
하려면 자주 청소해야 한다"며 "청소할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쓸것"을
권했다.

진드기는 섭씨 25도이상, 실내습도 25~45%에서 번식이 억제된다.

그는 또 "창문을 닫고 집밖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귀가하면 곧바로
목욕해 알레르기원을 차단해야 한다"며 "화분과 애완동물을 실외로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풍기등 난방시설의 필터를 바꿔주고 가습기에 곰팡이가 자라지
않도록 청소하는것도 중요하다.

약물요법으로는 항히스타민제 비점막수축제 크로몰린소디움
스테로이드비강분무제 등의 약제가 쓰인다.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증상에 맞게 부작용을 잘알고 사용하되 무엇이든
2주이상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난치성비염에는 절제술 레이저 전기열응고 동결등을 이용해 알레르기가
일어난 비점막을 파괴하는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