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무역적자 개선 경제주체의 자발적 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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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구 <통산부 전자기기과장>
"수출은 왜 하는가.
수입하기 위해서이다"
어느 국제경제학 교과서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국제시장에서의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로
국제수지 문제가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역적자가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근대적 의미의 국제교역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
3년을 제외하고 한번도 무역흑자를 누려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왜 대외적으로는 수출만 하는 나라로 인식되고 국내에서는
수출의 중요성이 점점 작아져 가고 있는 것일까.
국제경제학 교과서대로 수출은 분명 수입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특히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해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바로 우리가 필요한 재화를 해외에서 사들이기 위해, 해외 배낭여행을
위해서도, 파바로티나 마이클 잭슨의 공연비를 지불하기 위해서도
수출은 해야 한다.
리카도의 비교생산설이든 헥셰르-올린의 요소부존 이론이든 우리는
우리가 가진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그리고 새로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면서 부단히 수출해야만 우리가 부족한 재화와 용역을 해외로부터
조달하고 우리의 삶의 질도 높여갈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평범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수출에 대한 인식이
왜 점점 희박해져 가는 것일까.
고비용구조 때문에 외국기업의 국내투자유치는 줄어들고 우리기업의
해외투자는 늘어만 가는 이 시점에서 무역수지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너무나 소박하고 당연한, 그러나 각 경제주체가 다같이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몇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제조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일찍이 제조업에 대한 응원가를 불러온 마키노 노보루는 "제조업은
영원하다"라는 책에서 국민경제에서 2차산업의 비중이 줄어들때
무역적자가 늘어 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건을 만들지 않으니까 팔 것은 줄고 살것은 늘게 되는 것이
명확관화한데도 우리는 제조업을 외면하고 오히려 제조업 이탈이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MIT 교수들은"메인드인 아메리카"라는 책에서 "한나라의 번영은
그 나라의 뛰어난 산업생산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제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전하는 것이라면 우리 모두 제조업 찬가를 부를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주유소에, 유흥음식점 등에 넘쳐 있는 3차산업의 인력과 집안의
여성인력을 2차산업으로 불러 들이고 가능한한 외국인력의 수입을
줄여 나갈수 있는 노동시장에서의 시장기능을 살리는 일, 예를 들면
근로자 파견제, 변형시간 근로제의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정부 전 부처의 무역수지문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이다.
무역수지는 통상산업부의 배타적 고유업무가 아닌 정부 각 부처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부 각 부처의 인식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부 각 부처가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할때, 예를 들면 통신서비스
지역민방 전자주민카드 등 주요사업을 시작할때 다른 고려요소와 함께
이들 사업추진으로 인한 무역수지 효과를 한번쯤 고려한다면 사업추진의
우선순위와 시기의 완급조절및 사전예시 등을 통해서 우리의 독자적 기술이
개발될수 있는 여유도 줄수 있고 아울러 무역수지도 상당부분 개선될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기술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효율적인 기술개발 체제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아직도 이공계출신 학생이 인문계에 비해 형편없이 적다.
또 기업은 대학이 배출한 인력을 재교육해야 하는, 다시 말하면
산업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인력의 양성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선진국과 같이 초등학교에서부터 남녀가 바느질을 배우고 초인종을
단다든가, 조그만 자동차 수리정도는 개인이 직접 할수 있는 기술교육
체제를 갖추지 않는 한 기술패권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수 없을 것이다.
넷째는 모든 경제주체, 특히 국민 모두의 국제수지 개선을 위한
활동에의 자발적인 참여이다.
WTO 출범이후 정부가 더 이상 수입을 억제할 수도, 수출를 보조할
수도 없는 무역자유화의 시대에 살면서 경제가 어려울때 우리가
기대할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있다면 그것은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핍하는 일 뿐이다.
자율적인 소비절약 운동마저도 통상마찰의 요인이 되는 현실에서
정부의 역할이 극히 제약되는 상황이고 보니 이제 남은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오로지 수출을 해야만 수입할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
"수출은 왜 하는가.
수입하기 위해서이다"
어느 국제경제학 교과서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국제시장에서의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로
국제수지 문제가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역적자가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근대적 의미의 국제교역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
3년을 제외하고 한번도 무역흑자를 누려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왜 대외적으로는 수출만 하는 나라로 인식되고 국내에서는
수출의 중요성이 점점 작아져 가고 있는 것일까.
국제경제학 교과서대로 수출은 분명 수입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특히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해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바로 우리가 필요한 재화를 해외에서 사들이기 위해, 해외 배낭여행을
위해서도, 파바로티나 마이클 잭슨의 공연비를 지불하기 위해서도
수출은 해야 한다.
리카도의 비교생산설이든 헥셰르-올린의 요소부존 이론이든 우리는
우리가 가진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그리고 새로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면서 부단히 수출해야만 우리가 부족한 재화와 용역을 해외로부터
조달하고 우리의 삶의 질도 높여갈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평범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수출에 대한 인식이
왜 점점 희박해져 가는 것일까.
고비용구조 때문에 외국기업의 국내투자유치는 줄어들고 우리기업의
해외투자는 늘어만 가는 이 시점에서 무역수지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너무나 소박하고 당연한, 그러나 각 경제주체가 다같이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몇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제조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일찍이 제조업에 대한 응원가를 불러온 마키노 노보루는 "제조업은
영원하다"라는 책에서 국민경제에서 2차산업의 비중이 줄어들때
무역적자가 늘어 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건을 만들지 않으니까 팔 것은 줄고 살것은 늘게 되는 것이
명확관화한데도 우리는 제조업을 외면하고 오히려 제조업 이탈이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MIT 교수들은"메인드인 아메리카"라는 책에서 "한나라의 번영은
그 나라의 뛰어난 산업생산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제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전하는 것이라면 우리 모두 제조업 찬가를 부를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주유소에, 유흥음식점 등에 넘쳐 있는 3차산업의 인력과 집안의
여성인력을 2차산업으로 불러 들이고 가능한한 외국인력의 수입을
줄여 나갈수 있는 노동시장에서의 시장기능을 살리는 일, 예를 들면
근로자 파견제, 변형시간 근로제의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정부 전 부처의 무역수지문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이다.
무역수지는 통상산업부의 배타적 고유업무가 아닌 정부 각 부처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부 각 부처의 인식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부 각 부처가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할때, 예를 들면 통신서비스
지역민방 전자주민카드 등 주요사업을 시작할때 다른 고려요소와 함께
이들 사업추진으로 인한 무역수지 효과를 한번쯤 고려한다면 사업추진의
우선순위와 시기의 완급조절및 사전예시 등을 통해서 우리의 독자적 기술이
개발될수 있는 여유도 줄수 있고 아울러 무역수지도 상당부분 개선될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기술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효율적인 기술개발 체제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아직도 이공계출신 학생이 인문계에 비해 형편없이 적다.
또 기업은 대학이 배출한 인력을 재교육해야 하는, 다시 말하면
산업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인력의 양성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선진국과 같이 초등학교에서부터 남녀가 바느질을 배우고 초인종을
단다든가, 조그만 자동차 수리정도는 개인이 직접 할수 있는 기술교육
체제를 갖추지 않는 한 기술패권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수 없을 것이다.
넷째는 모든 경제주체, 특히 국민 모두의 국제수지 개선을 위한
활동에의 자발적인 참여이다.
WTO 출범이후 정부가 더 이상 수입을 억제할 수도, 수출를 보조할
수도 없는 무역자유화의 시대에 살면서 경제가 어려울때 우리가
기대할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있다면 그것은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핍하는 일 뿐이다.
자율적인 소비절약 운동마저도 통상마찰의 요인이 되는 현실에서
정부의 역할이 극히 제약되는 상황이고 보니 이제 남은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오로지 수출을 해야만 수입할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