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유치를 위한 시설공사를
발주하면서 입찰참가자격을 도급순위 6위권 이내의 대형건설업체로
제한, 논란을 빚고 있다.

11일 무역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무역협회는 오는 2000년 ASEM
개최지인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의 확충을 위한 기초터파기 공사인 "ASEM
및 무역센터 확충사업토공사"를 도급순위 6위권 이내의 대형건설업체에게
발주키로 하고 이날 현장설명회를 가졌다.

무협은 "사업기간이 짧은데다 현장에서 파내야 할 흙의 양이
2백만입방m에 달할정도로 방대하기 때문에 시공능력을 갖춘 대형건설업체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했다"며 "당초 참가자격을 도급순위 10위권 이내
상장건설업체로 제한했으나 7~10위권업체들이 비상장회사들이어서 6위권
업체로 제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무역회관에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 대우 삼성
동아 LG건설 대림산업 등 올해 도급순위 6위권에 든 업체만 참여했다.

입찰참가를 거부당한 건설업체들은 "도급순위가 시공능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데도 도급순위만을 기준으로 입찰참가자격을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게다가건설업계 관행상 기초공사를 따낸 업체가
본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업체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무협은 이에 대해 "터파기 공사와 본공사는 별개이며 본공사를
발주할 때 터파기공사 수주업체에 연고권을 주는 방안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사업비가 8천5백억~1조원으로 추정되는 무역센터 확충사업은
2만2천평의 부지에 전시장 컨벤션센터 호텔 상가 등을 짓는 사업이며
이번에 발주되는 공사는 이를 위한 터파기공사로 오는 24일 입찰이
실시될 예정이다.

<임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