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시즌 상금액이 2억원을 돌파하자 "딸 낳으면 골프시켜야
겠다"는 농담이 나온다.

금년 여자골프대회는 14개대회에 총상금이 20억원을 넘어섰다.

억대 상금을 벌어들인 선수는 박외에 김미현 (1억3,496만원) 박현순
(1억241만원) 등 3명이나 된다.

진행중인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과 시즌 마지막 대회인 한국여자오픈
등 2개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억대 선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여자프로골퍼는 연수입 "억대"를 보장하는 선망의 직업인가.

국내여자프로골퍼수는 131명.

이중 일본에서 활약중인 10명을 제외하면 순수 국내파는 121명이고,
금년시즌 1원이라도 상금을 받은 선수는 94명.

94명중 딱 중간인 강춘자 선수 (46위)의 예를 통해 이들의 수지명세를
알아본다.

강의 시즌 상금은 1,002만원.

12개대회중 5개대회는 커트오프를 통과하지 못했고, 7개대회에서 획득한
액수이다.

강은 이 7개대회에서 대회당 평균 143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 금액은 그러나 순수익이 아니다.

대회마다 경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강을 비롯한 프로골퍼들은 대회당 평균 2~3회의 연습라운드를 한다.

연습비용은 라운드당 7만~8만원선으로 총 20만원으로 생각하면 큰
오차가 없다.

선수들은 연습라운드외에 숙식비 교통비등을 합쳐 대회당 4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한다.

강의 경우 출전대회수가 12개이므로 총 비용은 약 500만원이 소요됐다.

따라서 지금까지 순수익은 상금의 절반선인 500만원이다.

대회당 (커트오프 탈락여부 불문) 40만원꼴의 순수익이다.

결코 많다고 할수없는 금액이다.

상금랭킹 선두권의 선수들은 한번 우승하면 몇천만원의 수익을 한꺼번에
올리지만 다른 한편으로 평균적 프로들은 고작 생계비 정도의 수익밖에
벌지 못하는 것이다.

프로골퍼들은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동원해 수입을
보충한다.

연습장에서 아마추어들을 가르쳐 나오는 "레슨비"가 그것이다.

여자프로골퍼들의 레슨비는 프로들에 따라 차이가 많다.

물론 레슨을 하지 않는 프로들도 있다.

개인레슨을 해줄 경우 1인당 100만원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으나
평균적으로 대개 1인당 30만원의 레슨비를 받는다.

P프로는 "개인차가 있지만 레슨비는 대략 월 200만원 정도"라고
귀띔한다.

상금과 레슨비를 합할 경우 평균적 여자프로골퍼의 월수입은 240만원
(레슨비 200만원, 상금 40만원) 정도로 보면 큰 편차가 없다.

억대 스타는 불과 몇명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월수 200만원이 조금 넘는
"보통" 사람인 것이 국내 여자프로골프의 현실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