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등 방송3사가 경쟁력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출현등 방송환경이 급변하면서 공중파방송
3사 모두 가을철 프로그램 개편의 초점을 시청률증진에 맞추는 등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MBC는 아예 개편 목표를 "채널경쟁력 강화"로 설정했을 정도. MBC는
이번 개편에서 23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25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등
일대 개혁을 시도했다.

SBS도 20가지를 신설하고 16가지를 폐지했다.

KBS는 1.2TV를 합쳐 18가지를 새로 만들고 16가지를 없앴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사 모두 시청률을 의식해
내용에 관계없이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을 폐지,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한 점.

MBC의 경우 특히 대규모 수술을 시도, 간판프로그램이던 장학퀴즈의
막을 내리고 대표적 교양프로그램의 하나인 TV동창회도 없앴다.

음악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새미기픈물" 역시 시청률을 명분으로
휘둘러진 칼날을 비켜나지 못했다.

SBS는 "굿모닝닥터" "월요시네마극장" "뉴스따라잡기"등을 폐지했다.

KBS도 "이것이 궁금하다" "TV인생극장"등을 뺐다.

시청률 증진 노력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는 옛인기프로그램의 부활.

MBC가 "수사반장"등 인기드라마를 되살렸고 SBS도 시트콤 "LA아리랑",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등을 다시 편성했다.

뉴스등 보도프로그램에 역점을 둔 점 또한 방송3사의 중요한 경쟁력
강화전략으로 읽힌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비해 취재 보도면에서 우위인 점을 십분 활용,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킴으로써 시청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KBS는 "뉴스9"시간에 "기획 경제를 살립시다"를 고정 편성했고 MBC는
4개채널중 처음으로 오후6시에 뉴스를 내보내는 "MBC뉴스타워"를, SBS는
PD가 진행하는 "뉴스큐"를 신설했다.

외주제작을 크게 늘린 것도 경쟁력제고에 신경을 기울인 결과로
보인다.

KBS는 외주제작비율을 총20.9%로 늘렸고 MBC도 개편전보다 3.5%
많은 18.8%로 확대했다.

SBS도 19.9%를 외주프로그램으로 편성할 방침.MBC는 특히 아침드라마
"길위의 여자"(월~토 오전8시10분), "특종 연예시티"(월 오후7시30분),
"청소년드라마 나"(수 오후7시30분)등 외주프로그램을 프라임타임대에
편성, 변화와 개혁 노력을 보여줬다.

한편 MBC가 지난 4일부터 인터넷방송을 시작한데 이어 KBS가 14일
개편에 맞춰 인터넷방송을 시작하는 것도 공중파방송 3사가 방송의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종래의 안이한 태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섰음을 전해준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