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문사의 최대 현안은 투신사 전환이다.

29개 투자자문사 가운데 LG투자자문 대신 삼성 동서 동원투자자문 등
8개는 사실상 투신사 설립을 마쳤고 10여개사는 현재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해말이나 내년초까지는 소형사를 제외한 투자자문사 대부분이
투신사로 모습을 바꿀 전망이다.

물론 투신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300억원을 넘어야하기 때문에
개인 소유의 소형 투자자문사가 당장 투신사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대우투자자문처럼 투신사(서울투자신탁운용) 설립후에도 투자자문사로
계속 남아있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 전환은 투자자문사의 오랜 숙원이었다.

주수입원인 투자자문 수수료가 자문대상 투자금액의 연 0.25%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다른 수익원을 갈망해왔다.

지난 한햇동안 투자자문사에 자문을 의뢰한 자산은 2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결국 100억원도 안되는 수수료시장을 놓고 29개사가 경쟁을 벌였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그동안 투자자문은 대우투자자문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이익을 내지 못했다.

대형사라도 계열증권사에 의존해 손익분기점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소형사는 자본금 규모와 맞먹는 상품을 운용하면서 증권사에 약정을 주고
그 대가로 투자자문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연명해 왔다.

이에따라 투자자문업계는 전체의 90%이상을 자문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재정경제원에 일임매매업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재경원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재경원은 투자자문사로 남아있게되는 10여개사에는 일임매매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임매매 허용에 일정 자격을 두는 등 제약을 두고 있어 소형
투자자문사의 경우 그것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임매매 허용을 통해 간접투자 수단을 다양화한 것은
한걸음 진전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외국의 뮤추얼펀드처럼 펀드하나가 회사가 돼 누구든 가입할
수 있고 누구든 회사를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투자자문업이 가야할
길이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