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산업은 지력에 좌우되고 신물질을 선점하면 무주공산의 임지가 될수
있는 산업이다.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고부가가치를 이룰수 있다.
80년대초부터 태동한 국내생물산업은 현재 선진국과 격차를 좁히려 안간힘
을 다하고 있다.
미국은 이 분야에서 기초기술 연구기반으로 볼때 단연 선두다.
일본은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기초기술이 뒤떨어졌지만 응용/
생산기술을 상당히 축적해 놓은 상태다.
유럽 선진국의 수준은 미국과 일본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근래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투자나
연구환경면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지난연말 기준으로 생물산업에 관여하고 있는 식품.의약품.환경관련
산업회사는 120여개사이며 이가운데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회사는
80여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비는 미국 일본 한국이 각각 100:32:1 (93년)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오는 2000년 80조원으로 예측되는 세계 생물산업시장에서 정부의
계획대로 5%의 시장 (4조원)을 점유하기 위해서는 더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올해 정부의 생물산업지원자금은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난 9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는데 그나마 제대로 집행될지 의문이다.
투자지원우선순위에서 밀려 최근 3년간 계획대비 집행된 지원자금은
해마다 60~70%에 불과한 실정이다.
생물산업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제약산업을 볼때 100대 제약회사의
지난해 신약개발투자규모는 전체매출액의 4.09%인 1,668억원이었다.
연구소를 보유한 62개 업체는 매출액의 5%를 신약개발에 썼다.
세계 10대제약회사의 매출규모는 각각 60억~12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이중 1~15%인 10억~18억달러를 신약개발에 쓰고 있다.
국내제약업체의 개발비를 통틀어도 이들 외국제약회사중 한업체가
투자한 개발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적은 돈도 알뜰하게 쓰는 프로젝트관리 및 리스크관리시스템을 도입,
연구개발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중소규모의 제약업체는 연구.시제품 생산을 실행하는 고가의 파일럿
플랜트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정부는 선진국 수준의 임상실험기준과 이를
실행할 통합.대행기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구의 질도 높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분야 기초기술수준은 선진국의 70%, 신물질
창출기술은 20%에 머물고 있다.
생산기술 가운데 발효기술이 90%, 세포배양 및 생물공정기술은 60%,
생물엔지니어링기술은 30%선에 이른다.
조미료 감미료 기능성음료 항생제 항암제 등 시장이 안정돼 있고
난이도가 낮은 분야에만 연구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미료 항생제 등 발효기술응용이 가능한 분야에 약간의 경쟁력을
갖고 있고 인터페론 인간성장호르몬 인슐린 B형간염백신 등 유전공학을
이용한 제품과 유행성출혈열 등 각종 예방백신 등을 자체개발, 생산하고
있다.
선진국처럼 분사형백신 생물농약 고기능성효소 식욕억제호르몬
혈액질환치료제 등 미래형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생물산업은 역사가 짧아 국가차원에서 집중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선진국을 따라 잡기 쉽다고 강조한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