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남쪽 지방보다 벼베기가 훨씬 늦은 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벼베기를 하지 않은 논이 많으며,벼를 벤 논이라고해도
벼를 말리기 위해 그대로 논에 펼쳐놓은 곳이 많다.

그런데 요즘 이렇게 말리고 있는 벼사이를 마구 누비며 메뚜기 잡기가
유행처럼 번져 피해가 적지 않다.

특히 통일벼는 벼목에 손만 닿아도 낟알이 우수수 떨어질 정도로 벼목이
약하다.

그런데 서울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메뚜기를 잡겠다고 벼 사이를 마구
밟고 돌아다니니 이것을 보는 농부들의 마음이 편할수 없다.

메뚜기 몇마리 잡아서 도대체 얼마나 영양을 보충하고 별미를 맛보겠다는
것인지, 애들까지 동원하여 이런 좋지 않은 행동을 본보기로 보인단 말인가.

김인기 < 원주시 일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