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위해 규제완화 조치
등을 추진해 오면서 핫머니 유입대책 마련에는 소홀히해 우리나라 경제가
국제 단기자금인 핫머니에 크게 취약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대우경제연구소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학자인 모리스
골드스타인이 개발한 경제위기 진단방법을 우리나라 경제에 적용, 통화방어
능력, 해외자금조달능력, 국내저축능력, 자본유입 구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핫머니 유출입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나타내는 자본유입 구성의 경우
순직접투자액(FDI)과 경상수지의 합계가 93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0.1%
였으나 94년 -1.8%로, 95년 -2.6%로 크게 악화됐다.

자본유입 구성이 마이너스일 경우 국제자금을 빌려와야 하는데 국제자금
조달시장의 약 70%를 핫머니가 차지하고 있어 이 수치가 커질수록 핫머니가
국내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또 외화보유고는 93년에 총외채의 46.1%이던 것이 94년 44.8%, 95년 40.5%
로 저하됐고 수입규모와 비교할 때도 93년 24.2%에서 95년 23.7%로 떨어져
단기적인 자국통화방어 능력도 크게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유입돼있던 핫머니가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경제가 큰 위기를 겪게 되는데 94년말
멕시코 경제 위기의 주원인도 이에 따른 것이었다.

또 중.장기적인 통화방어 능력을 나타내는 해외자금 조달능력과 국내저축
능력도 대체로 93년을 기점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