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과 가정폭력 문제는 보다 많이 그리고 폭넓게 논의돼야 합니다.

"남의 집안일"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꼭 하루만 여성의전화
상담원으로 일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한국 여성의전화 신혜수 회장 (46.한일신학대 사회복지학부교수)은
요즘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바쁜 시기라고 말한다.

그의 직함은 10여개.

여성의전화회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국제협력위원장
가정폭력방지법제정특위위원장 정무제2장관실 여성정책심의위원 등
대표적인 것만 꼽아도 여성계에서의 그의 위치를 짐작할수 있다.

그가 여성운동에 발을 디딘 것은 대학 (이화여대 영문과) 4학년때인
71년.사회문제연구 동아리 "새얼"을 만들면서부터였다.

이때 지도를 맡은 이효재 교수는 그를 여성단체로 이끌었고 지금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 평생의 스승.

대학원 (사회학과) 졸업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교회여성연합회에서
7년간 일한 그는 이론적 기반의 필요성 때문에 82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여성학의 중심지인 뉴저지주립 럿거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뒤
귀국한 것이 91년.

이듬해부터 여성의전화에서 일했다.

"여성의전화 업무는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전화상담에서 법률서비스로 이어지는 피해자 지원서비스 제도변화운동
그리고 의식개혁프로그램이 그것이죠.

87년 단칸방으로 시작한 피해여성을 위한 "쉼터"는 이제 단독주택을
얻어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습니다"

법률서비스를 위해 30여명의 변호사가 도와주는 "여성평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있으며 의식개혁을 위해 "딸들을 위한 캠프"
"평등문화가꾸기 남성모임" 강좌 등을 열고 있다.

사무실은 서울본부와 전국 11개 지부를 합해 모두 12곳.

지역특성에 맞게 중고교생 성교육, 직장강좌 등 독자적인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매년 2회씩 여는 상담원교육은 26회에 이르렀다.

상근부회장은 이상덕씨.

신회장은 지난 9월 정신대 피해자들의 권리보호에 앞장선 공로로
국제여성기구 "여성.법률.개발 인터내셔널"이 주는 제1차 여성인권상을
받았다.

최근 새로운 고부관계 설정을 위해 11인의 체험담을 모은 책"비빔밥
설거지 며느리 시키고 눌은밥 설거지 딸 시킨다"에 그의 일을 이해하는
시부모를 소개하기도 했다.

가족은 최고의 후원자인 남편 서경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집행위원장
(전 경실련 사무총장)과 딸 (이화여대 사회학과 2년)아들 (거창고등학교
1년).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