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출판사로 거듭난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는 15일저녁 서울 신사동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25주년 기념식을 갖고 "파인아트 전문출판사로 인식돼온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벗고 시각예술의 과학과 역사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출판사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손잡고 새로운 영화.영상시대를 위한
영상원총서를 기획, "영화에서의 몽타주이론"과 "시네마, 테크노문화의
푸른 꽃" 등을 내놓은 것은 그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이대표는 영상교육의 기본개념을 새롭게 정립해간다는 자세로 시작한
일인만큼 시간을 갖고 충실하게 진행시킬 계획이라고.
71년 창립된 열화당은 미술서 출판이 거의 이뤄지지 않던 부박한 국내
출판현실속에서 각종 미술책을 꾸준히 발간해온 전문출판사.
지금까지 총 500여종의 책을 발간했으며 이중 본격적인 미술이론시리즈인
"열화당 미술선서" (지금까지 69권 출간)와 "한국의 굿" 시리즈 (전 20권),
그리고 한.불 공동출판 세계미술전집인 "위대한 미술가의 얼굴" 시리즈
(현재 16권 출간) 등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또 70년대초 출간된 "미술문고"를 개편해 94년부터 내놓기 시작한
"열화당 미술문고" (현재까지 24권 출간)는 순수미술은 물론 영화 만화를
포괄하며 일반 독자들의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20세기 미술운동총서" "열화당 미술연감" "한국의 고궁"
"한국의 탈놀이" 시리즈 등도 열화당이 성가를 높인 책들이다.
"전문성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은 우리사회에서 열화당이 걸어온
25년은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확보한 시간이었다고 자부한다"는 이대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호흡이 가쁘지 않은 책, 경박한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책을 내려한다"고 강조했다.
또 열화당의 오늘이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힘이 된 1,500여명의
고정독자들에게 감사한다며 바램이 있다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서적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열화당은 도연명이 쓴 "귀거래사"의 한구절인 "열친척지정화" (가까운
이의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듣다)에서 따온 것이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