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물량이 쌓이고 부동산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체들이 내년 아파트 분양규모를 대폭 줄인다.

17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형건설업체들은 97년
자체사업을 통한 아파트 공급물량을 올해보다 20~30% 줄여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따라 87년 신도시개발이후 매년 20%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던
아파트 공급이 내년에 크게 감소하면서 주택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내년 수주사업을 포함한 아파트 총분양물량을
1만9천3백가구로 책정, 올해보다 5천가구 가까이 줄였다.

이회사는 특히 자체사업물량을 올해보다 4천여가구나 적은
1만1천4백가구만 분양할 계획이다.

LG건설 선경건설 벽산건설 동부건설 삼호 코오롱건설 등도 자체
아파트분양계획을 축소,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한신공영 청구 두산건설 등
주요 건설업체들도 사업물량을 올해 수준으로 묶거나 상당폭 줄일
방침이다.

건설업체들은 올해 택지를 거의 사들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아파트 공급물량감소는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 LG건설 대림산업 두산건설 동아건설 한신공영 등
상당수 업체들이 올해 아파트건설을 위한 택지를 거의 구입하지 않았다.

이는 부동산경기침체로 미분양이 심화되는데다 수도권에서는 더이상
사들일 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아파트 공급계획축소와 택지확보부진으로 내년 전국적으로
60만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정부계획은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건설업체들의 올해 아파트 분양실적이 연초 계획물량의
60~70%선에 머물고 있음을 감안하면 내년 전체적인 아파트공급규모는
50만가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