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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자율과 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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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가 그런데 어쩔 수 있습니까"

    17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기관 "경쟁력 10% 높이기" 추진방안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금융기관 협회장이 내뱉은 말이다.

    이날 회의 내용은 금융기관 간부들의 내년도 임금을 동결하고 정부의
    금리하향 안정방침에 적극 동참한다는 것의 "자율" 결의.

    취지나 형식 자체는 나무랄데 없다.

    당장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입으로 금융경쟁력 강화가 눈앞의
    과제로 닥쳐 있고 내부적으로도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협회장들도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쉽게 이같은 결의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문제는 "자율"이었다.

    협회장들은 회의가 열리기 하루전인 16일 오후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또 당초에는 한승수 부총리를 비롯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감독원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돼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때문인지 재정경제원은 16일 긴급히 해당기관에 "금융기관 경쟁력
    10% 이상 높이기" 추진방안이라는 공문을 보내는 열성을 보였다.

    경영혁신 성과가 좋은 금융기관에 각종 유인을 부여하는 메리트시스템을
    도입하고 금융권별로 "경영평가위원회"를 설치, 경영혁신에 등급을
    매기겠다는게 골자였다.

    경쟁력도 10% 높이는게 아니고 10%이상 높이기였다.

    재경원은 또 기본지침을 참고해 각 협회에서 구체적인 평가지표를
    개발하라는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이 추진방안은 이날 회의에 오르지
    않았고 회의규모도 "민간"으로만 축소됐다.

    회의 "지시"는 "자율 결의"로 바뀌었다.

    알아서 기라는"부탁"이었다.

    경쟁력높이기 싫은 금융기관이 어디에 있을까.

    비용을 펑펑 써 경영이 일그러지고 도태당하고 싶은 금융기관이 있을
    턱이 없다.

    그렇지않아도 금융기관들은 착실히 감량경영을 해온 터였다.

    강제로 내리라고 한 금리가 얼마나 내려가고 어거지로 묶어버린
    임금이 언제까지 갈지 두고 볼 일이다.

    이성태 < 경제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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