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16일 일본이 외국업체의 사진필름시장 진출을 봉쇄
하고 있다는 미국의 제소를 심판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주요 무역분쟁을 WTO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TO 분쟁해결기구(DSB)의 결정에 따라 내달 중에 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설치돼 미-일 양국의 필름시장 분쟁에 대한 본격적인 심리를 하게
되며 최종결정까지는 6~9개월이 걸리게 된다.

양측은 WTO 위원회 결정에 불복, 항소를 할 수 있다.

미-일 양측의 대표들은 이번 심리에서 자신들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네바 주재 일무역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후지필름과 이스트먼코닥이
점유하고 있는 일본의 필름시장은 미국시장 상황을 "거울처럼 반영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측 통계에 따르면 일본시장에서는 미국의 이스트먼 코닥이 10%,
후지필름이 67%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시장에서는 후지가 12%, 코닥은 73%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 통산성도 성명을 통해 "미측의 주장은 거짓이며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일본은 WTO 절차에 따라 이 위원회를 통해 미측의
주장을 반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독일의 아그파필름 등을 비롯한 유럽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갖고있기 때문에 제3자로서 이번 심리에 참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EU 무역대표부의 이안 윌킨슨 대표대행이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