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시간적 존재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인류는 이미 "음속"을 뛰어 넘어 "광속"에 도전하고 있으며,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는 현대의 1초가 인류 최초의 1세기 동안 진행된
변화에 견줄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시간", "시간의 질"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도는 빛의 "1초"와 겨우 한두 발자국 정도나
옮길 뿐인 사람의 "1초"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또한 1초를 1초로 낭비하는 범부와 인류의 진보를 이룩한 위인의 1초는
분명 그 성취도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문명의 근간을 제공한 산업화 시대에는 노동의 투입량이 경쟁의
원천이었으나 그만큼 "근면 성실"에 기초한 생산성 증대가 주관심사였다.

그 시대의 가치는 "보다 많은 시간(량)을 열심히" 일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보.통신.교통의 발달로 글로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경쟁의 원천은 이른바 "리얼타임"(Real Time)이라 할 수 있다.

세계 고객의 니즈(Needs)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기업생존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 경영혁신 운동의 대부분이 결국에는 "고객만족 스피드"창출을
위한 "프로세스"혁신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이러한 추세와
방향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다가올 21세기의 1분 1초가 현재와 비교하여 어떤 모습을 띄게될지를
생각해보면 두렵기까지 하다.

과거 인류의 과학기술 수준과 창의력이 새로운 "시간 압축"의 역사를
창조해 왔듯이 앞으로도 인류의 진보된 지혜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경쟁의 원천이자 새로운 경영자원으로 인식할 때 우리는
내일의 생활에 대한 "변화"를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우리 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시간의
자원으로서 활용", "시간 압축기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