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17일 전격 경질된 이양호전국방장관이 지난 94년 합참의장
시절 미무기중개상에게 우리 공군의 고급기밀사항인 정밀장비 구매 계획을
영문 메모로 건네주었다고 주장하고 18일 국방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대변인은 이와관련, 이전장관의 자필서명이 든 94년 8월6일자 영문
메모사본을 공개했다.

"UGI사 미스터 권 앞(TO; Mr.KON,UGI)"이라고 영문으로 된 이 메모는
"대한민국 공군이 CDS( Combat Direction System .F16전투기 부품 고장
유무 자동점검장비) 구매계획을 국방부에 제출했음. 가용예산에 따른 지불
계획은 다음과 같음. 97년 4백50만달러, 98년 2백20만달러, 99년 2백20만
달러, 2000년 2백20만달러. 국방부는 이계획을 검토할 것임"이라고 돼 있다.

메모에는 이전장관의 서명이 돼 있고 94년 8월6일이라고 적혀 있다.

정대변인은 이전장관이 같은해 4월24일 보낸 한 사신에 적힌 자필서명
사본을 제시하며 문제의 메모에 있는 서명이 같은 이전장관의 서명이라고
주장했다.

정대변인은 "UGI사는 미시민권을 가진 무기중개상 권병호씨 회사로, 서울
용산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변인은 또 "이 군사기밀은 합동작전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최하 2급
이상의 비밀"이라고 말하고 "이장관은 이러한 군기밀 누출외에 권씨와
금전거래 비리가 있다는 제보와 그에 따른 자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대변인은 "국민회의는 국감기간중 이러한 제보를 받았으며 군기무사
에서도 이전장관의 이러한 비리를 인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는 박상천총무 주재로 권노갑 박정훈 임복진 천용택 정동영 의원등
국방위소속 의원 대책회의를 갖고 18일 국감에서 신임 김동진국방장관과
임재문기무사령관을 상대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키로 했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