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한일은행 등 송금수수료를 올리지 못한 은행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이들 은행은 당초 지난 9월 수수료를 올리려고 했으나 수수료 인상에
대한 비난여론에 부딪쳐 이를 10월초로 연기했었다.

그러나 때맞춰 나온 정부의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금융권의 분위기를
금리인하쪽으로 몰고가자 시류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
아직까지 수수료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집착하는 이유는 직.간접적인 수지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중순 처음으로 수수료를 올린 조흥은행의 경우 수수료 인상효과는
전년도 송금수수료 수입의 약15% 정도로 분석됐다.

대형시중은행의 송금수수료 수입이 연간 2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연간
30억원의 수입인 셈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같은 직접적인 수입증대보다 간접적인 효과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창구 송금수수료가 높아지면 고객들이 창구 송금을 꺼릴 것이고 이는
CD(현금자동지급기) 이용을 유도, 창구혼잡이 크게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한 시중은행은 이같이 창구 혼잡이 덜어지고 자동화가 진전될 경우
연간 250명정도 인원을 축소할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송금수수료 인상은 적어도 연간 100억원이상의 수지개선을 가져다
주는 셈이 된다.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지 못한 은행들은 특히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주식매매익이 급격히 감소, 올 연말 수지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수수료 인상효과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다.

서원태 상업은행 종합기획부장은 "다른 은행의 동향을 살피고 있으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10월안에 수수료를 인상하기도 어려운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