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야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시정연설및 교섭단체대표연
설을 앞두고 연설문 초안작성을 마무리하고 최종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신한국당 이홍구대표 국민회의 박상규부총재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나
서는 이번 정당대표 연설에서 여야는 안보및 경제위기 문제에 초점을 맞
추면서도 각각 다른 진단과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측도 15대국회 들어 첫 시정연설인데다 남북간 긴장고조 경제상황
악화등 현안에 대해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판단,만반의
준비를 기울이고있다.

<>.신한국당은 전성철대표특보와 여의도연구소,지난 총선당시 정책공
약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황인정 전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등이 참여한
가운데 3~4차례의 회합을 갖고 정치 경제 사회문화 외교 국방등 분야별
로 초고를 마련.

초고 독회에 참석했던 당직자들은 경제와 안보를 양축으로 하는 초고내용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다만 안기부법 개정과 경찰의 대공수사력
보강 필요성을 강하게 부각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는게 한 참석자의
전언.

또 경제문제의 경우 "경쟁력 10% 향상"등 국가경쟁력 제고방안을 거듭
강조하고 고비용 저효율구조 극복과 함께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과소비 풍
조등 거품을 걷어내는데 국민의 동참을 호소할 계획.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최근 동향이 심상치 않음을 지적한뒤 우리
안보역량의 제고를 촉구하면서 대북 경각심을 고취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
이라고 측근들이 귀띔.

<>.국민회의는 오는 23일 박상규부총재의 대표연설을 앞두고 "대표연
설기초 8인소위"를 구성,구체적 연설내용과 강조점을 정리하는등 사전준
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소위는 19일 김대중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
를 소집,박부총재의 연설초고를 놓고 토론을 벌인데 이어 늦어도 21일까
지는 인쇄를 마칠 예정.

국민회의는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유재건부총재가 대표연설을 통해 사
회 교육 문화등에 걸쳐 당의 입장을 개진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제와 안
보에 초점을 맞출 계획.

이에따라 박부총재의 대표연설에는 금융실명제 보완,기업인 사기진작책,
노사화합을 통한 경제력강화등의 "처방"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기가
입 반대입장이 반영될 전망.또 안보문제는 "굳건한 안보태세기반을 바탕
으로 한 북한개방정책"이라는 김총재의 평소 지론을 반영하고 그 연장선
상에서 군의 허술한 안보태세와 군수뇌부의 안이한 대처자세,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비리의혹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

<>.자민련은 송업교정책실장을 주축으로 한 연설문 작성팀의 초안을
놓고 김종필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두차례의 독회를 마친 상태.

자민련은 이번 대표연설의 초점을 철저하게 경제문제에 맞추고 김총
재의 트레이드마크인 안보문제는 전체 연설문의 10%정도만 할애할 계
획.이는 여야안보영수회담을 주도적으로 제의하는등 안보분야에 대한
김총재의 철학이 이미 널리 인식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

김총재도 그동안 독회과정에서 연설문 내용중 경제분야를 세밀히 검
토하고 자구수정을 지시하는등 매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관계
자들이 전언.

김총재는 연설에서 무역수지 적자 고임금 고물가 고금리등 우리 경제를
총체적 위기로 진단하고 국가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사 및 정부에
10대 정책제안을 제시할 예정.

또 현안인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에 대해서는 조기가입 반대입장을 거듭
밝힐 계획.

< 한우덕.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