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추진돼온 국립국악원 예악당 (대극장)이
8년간의 대역사 끝에 22일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예악당은 200여억원을 들여 탄생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전용 대극장.

연면적 4,134평에 지상 4층 지하 1층 객석 780석 규모로 서울 서초동
우면산 자락에 들어섰다.

우면당 (소극장)과 연습사무동, 국악박물관동에 이은 예악당의 개관으로
80년대중반 정부의 문화시설 확충계획의 일환으로 예술의전당과 함께
추진된 국립국악원 프로젝트가 10년만에 완결된 셈이다.

국립국악원 (원장 이성천)은 이에 따라 22일부터 한달여간 대대적인
개관행사를 마련한다.

22일 개관식에 이어 펼쳐질 역사적인 개막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식구들이
총출연, 가곡 "태평가", 궁중무용 "선유락", 민속음악 "판소리와 북소리",
창작관현 시곡 "민족의 송가"가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축하무대를 만든다.

또 "600년의 소리-여민락" (23일) "경.서도와 남도가락의 하루" (24일)
"고운노래-가곡.가사.시조" (25일) "초청명인의 가락" (26일)
"판소리 5마당" (27일) "궁중무용의 아름다움" (28일) "춤, 우리 춤의
아름다움" (30일) 등 다양한 전통예술공연이 하루씩 예악당 무대를
장식한다.

세계 각국의 피리음악을 한자리에 모으는 "96 세계피리축제" (11월6~
13일)는 개관행사의 하이라이트.

한국을 비롯한 중국 루마니아 호주 멕시코 미국 가나 등 18개국에서
50여명이 참가, 피리의 갖가지 모습과 다양한 음색을 보여준다.

개관기념공연의 피날레는 국립국악원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음악극
"세종32년" (11월22일~12월2일).

"덕혜옹주"의 작가 정복근씨와 연출가 한태숙씨가 국악진흥에 힘썼던
세종의 일대기를 국악과 연극 영상 무용이 만나는 종합극으로 풀어낸다.

이밖에 "국악관현악축제" (11월12~16일)와 "96 국악동요제" (11월1일),
각 대학 국악과학생들의 무대인 "청소년을 위한 연주" (11월2~5일),
양악작곡가 7인의 창작곡발표회인 "국악독주곡의 새가락" (11월11일)도
관심을 모은다.

또 개량국악기 5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회 (22일~12월2일), 국악우표
800여점을 모은 우표전 (22일~11월16일), 팸플릿 포스터 등 국악공연자료전
(22일~12월2일), 국화전 (22일~11월13일) 등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예악당 (설계자 김원)의 무대는 이처럼 다양한 공연이 가능하도록
주무대와 회전무대 이동장치가 설치된 후무대로 구성됐다.

또 천장에 멋과 기능성을 살린 방패연 모양의 음향반사판을 설치했고
양쪽 벽에 소리를 흡수하는 커튼을 달아 공연특성에 맞춰 잔향시간을
조절하게 한 음향시스템도 특징.

객석에 3줄마다 토담형태의 낮은 난간을 설치, 가족이나 단체 관람객이
모여 앉기 좋게 한것도 다른 극장에서는 볼수 없는 시설이다.

또 국제회의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통역부스도 마련돼 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