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주요 대권예비후보들이 그동안 자제해왔던 장외활동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장공비사건 등으로 비롯된 안보정국과 국정감사 등으로 자의반 타의반
물밑활동에 주력해왔던 이들은 초청강연과 사회단체방문 등의 형식을 빌어
대권행보를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이 본격적인 대선경쟁의 시발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대권논의가 본격화될 시점도 아닌데다 청와대의 방침도 여전히 강경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활동이 자유로운 이홍구 대표위원은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공항경찰대와 서울청 기동대를 방문한데 이어 22일에는 백령도방문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관람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이대표측은 이와관련, "통상적인 대표업무 수행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강대동문회 초청강연을 한 이회창고문은 24일 성균관대
행정대학원, 31일 공주대 대학원에서 경제문제를 주제로 한 특강을 한다.

이고문측도 "강연요청을 계속 거절할수만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발언의 수위조절에 고심하고있다.

박찬종고문은 특강정치를 계속하면서도 짬을 내 경제단체를 잇달아 방문,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박고문은 지난 18일 전경련과 기협중앙회를 방문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경영자총협회 등을 방문, 업계의 의견을 듣는다.

박고문은 내달초에는 한국경제에 대한 분야별 정책대안을 담은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이한동고문도 지방대도시를 순회하는 초청강연을 통해 "새로운 지도자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이고문은 오는 23일 영남대 경영대학원에서 "21세기 국가경영의 뉴리더십"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뒤 25일 부산 동의대, 31일 원광대에서 동일한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고문측은 현지에서 기자간담회 등의 행사도 기획해 놓고 있다.

최형우고문은 19일 강원도 장애인단체 체육대회에 참석한데 이어 내달에는
장애인돕기 기금마련 서예전을 갖는 등 소외계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강연정치에도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행보와 달리 김윤환 고문및 김덕룡 정무장관은 당내역할에
충실하겠다며 내부결속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고문은 "내년 2월까지는 아무말도 않겠다"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한일의원 연맹일에 몰두하고 있으며 김장관도 정무장관직 업무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