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은행 증권 상호신용금고 등 전금융기관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비과세
가계장기저축이 첫날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예상했던대로 은행 상호신용금고 등은 가입고객들로 하루종일 북적거렸고
가입문의도 쇄도했다.

이에 반해 보험 종합금융회사의 창구는 가입및 계약실적이 다소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은 확정금리를 주는 비과세 가계저축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기간별로는 3년짜리에 주로 가입했다.

<>.이날 은행영업점들은 고객들의 문의전화및 신규가입를 받느라 정신없이
분주한 모습.

은행영업점의 한 직원은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상품내용을 잘모르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았다"며 "금리는 물론이고 만기에 얼마받을수 있는지에
관한 문의가 쏟아졌다"고 설명.

은행직원들은 또 이미 예약받은 것에 관해서도 은행별 중복가입을 우려,
서둘러 통장을 발급해주는 등 치열한 고객확보 경쟁을 보이기도.

<>."비과세 가계저축" "비과세 가계신탁" 등 은행계정 신탁계정 두 계정에
나눠 중복가입할수 있는 은행의 경우 당초 신탁쪽에 가입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저축가입자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의외라는 표정들.

한일은행 잠실 선수촌아파트 송덕준 출장소장은 "이날 신규가입자의
90% 이상이 가계저축 고객이었다"고 설명.

관계자들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
이같은 현상이 생긴것 같다고 부연.

<>.자유적립이 가능해서인지 최초불입금액은 1만원에서 1백만원까지
천차만별로 나타났다.

공무원 고객이 많은 한 은행의 세종로지점에는 10만원~20만원을 불입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만기가 10년이상인 개인연금신탁과는 달리 비과세
가계장기저축은 만기가 짧아 서민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예약상황을 근거로 비과세 가계저축보험 시판 첫날 회사별로
최고 10억원 안팎에서 적게는 1억원까지 신규유치한 것으로 잠정집계.

생.손보사들은 그룹 계열사나 관련업체에 상품설명 안내장및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가두켐페인까지 벌여가며 기선잡기에 적극적인 모습.

특히 생보 "빅3"인 삼성 대한 교보생명은 한국통신 개인연금 유치전 이후
또한차례 자존심을 건 실적경쟁에 돌입.

또 한국 국민 한덕생명등 신설 생보사들도 본사및 외야조직을 총가동,
실적우수자포상 등 인센티브 시책을 내걸고 비과세 저축보험 유치에 총력.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등 손보사들은 일반상해와 교통상해시
보상은 물론 도난때도 손해액 전액을 보상해주는 특약 등 보험상품 차별화를
집중홍보.

보험사는 "은행상품보다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부대서비스가 다양하고
다양한 특약 등을 감안하면 실적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

<>.투자신탁회사들은 고객으로부터 미리 예약신청을 받은 500억여원의
예약분을 접수하는 등 분주한 모습.

한국투자신탁의 경우 모두 약3만계좌 280억원의 예약신청분을 이날 모두
가입신청 받았고 대한투신은 1만8,000여계좌 169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국민투신에도 예약접수분을 포함한 1만계좌 약100억원이 입금됐다.

한국투신의 경우 예약접수분에 대해서만 티코 1대 등을 건 경품추첨을
하기로 해 예약을 하지 않고 이날 가입한 고객들이 경품추첨권이 없냐며
영업점으로 문의가 쇄도.

그러나 투자신탁회사들은 이번 가계장기저축의 판매가 기존고객이 이미
예치한 공사채형상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며 실질적인 수탁고증대를
기대하지 못하는 모습.

기존의 장기공사채 등에 가입한 고객들이 기존 가입계좌를 해지하고
세금이 없는 가계장기저축에 드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는 것.

한편 이날 투신권에 입금된 600억원 가운데 약99%가 공사채형 가계저축인
것으로 집계돼 투신사 고객들이 안전투자를 선호하고 있음을 입증.

업계 관계자는 "공사채형으로 가입한뒤 주가가 오를때 주식형으로
전환할수 있는데다 주가상승으로 이익을 챙긴뒤 다시 공사채형으로 바꿀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공사채형 가입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

<>.상호신용금고들은 비과세상품 판매 첫날 평소보다 고객이 3-4배이상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

특히 일부 서울지역 금고들은 전화불통 업무폭주 등으로 즐거운 비명.

동부금고 관계자는 "당초 12월말까지 4억원 정도의 수신을 예상했는데
오늘 하루만도 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집계됐다"며 "창립이래 가장
많은 손님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신금고도 이날 하루동안 고객대기용 의자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고객이 폭주해 통장 추가제작에 들어가기도 했다.

금고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고액예금자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동부금고의 경우 3개월동안 300만원 또는 1개월 100만원을 가입하는
고객이 70-80명에 이르고 해동금고도 70%이상이 고액예금자로 나타났다.

이는 금고가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

<>.농.수.축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협동조합 금융기관들에도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날 하루동안 예금가입액이 최소 2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

가입금액은 점포당 평균 200좌로 전체로는 16만좌 정도인 것으로 잠정집계.

평균가입금액은 20만원 안팎으로 분석.

상품별로는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 소재한 농협은 신탁상품이, 군지역에
소재한 농협은 적금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협이나 축협중앙회도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로 영업점이 붐비는 모습.

<>.한편 재정경제원은 이날 은행 증권 보험 등 가계장기저축을 취급하는
전금융기관에 공문을 보내 "다수의 계좌를 일시에 개설하거나 영업점밖에서
계좌개설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경우에도 실명확인을 철저히 하라"며
금융실명제를 위반하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촉구.

재경원은 또 중복가입이 가능한 은행의 경우 "은행 1통장 신탁 1통장"이
되지 않도록 "물리적 1통장"의 확인을 엄격히 해줄 것을 요구.

< 경제.증권부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