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에 대한 지나친 편중구조로 아시아 경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21일 파리 언론및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올들어 세계전자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한국, 대만 싱가포르등 전자산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각국의
산업기반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초 30.2%에 달하던 수출증가율이 지난 8월말 현재 7.3%
로 낮아졌으며 24%를 기록하던 대만의 수출증가율은 3.5%로 추락했다.

이밖에 홍콩, 대만등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이 큰폭의 수출증가율 하락에
시달리는등 아시아 전체 수출증가율이 지난해초 33%에서 올초 6%로 크게
둔화 했다.

이같은 수출둔화는 전자산업에 대한 지나친 편중현상에 따른 것으로 전체
제조업에서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싱가포르 44%, 태국 25% 등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전자제품 수요둔화와 과잉공급이 맞물리면서 세계전자업계가
불황에 봉착하자 아시아 수출 드라이브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프랑스의 유력 경제지 레제코는 이밖에 미국, 유럽, 일본등 아시아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선진국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역내교역파트너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중국마져 경제성장둔화에 시달리고 있어 아시아 수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자및 자동차 산업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의 경우 엔화
약세가 직접적인 수출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지적됐다.

이와관련, 프랑스 이코노미스트나탈리리쾨르니콜라이는 "유럽을 1백으로
기준했을때 한국의 임금수준은 89로 90에 육박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임금상승에 맞춰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평가절하지 않고 있어 경쟁력 약화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