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양승욱씨(49)가 23~29일 서울 관훈동 갤러리2020 (735-4151)
에서 6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홍익대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양씨는 현재 오리진회화협회 및
한국신구상회 멤버로 활동중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70년대초부터 20여동안 줄기차게 매달려온 미니멀
회화를 버리고 변화된 회화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출품작은 "숨은자의 노래" 연작 30여점.

"그동안 미니멀회화의 주관적 변주를 통한 조형적 실험에 매달리면서
이것이 과연 나아가야 할 방향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결국 남의것이 아닌 우리의것을 바탕으로 한 나만의 얼굴만들기를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60년대말 미국에서 시작돼 70년대부터 우리 화단을 휩쓴 미니멀에
오래동안 천착했지만 마치 서양인의 큰 신발을 신고 불안하게 걷는
느낌이었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우리 체질에 맞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그가 새롭게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우리의 전통민화.화조도나 십장생도
일월도 책거리 등 전통민화을 재해석,달동네나 들판을 비롯한 우리곁의
풍정을 민화적인 화법으로 풀어놓고 있다.

"새로운 출발은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이 아닌 비약의 과정"이라고
설명한 그는 "새 작품은 이전에 하던 미니멀회화의 고급성을 보편화.
대중화하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