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 신경원기자 ]

구미공단의 서남쪽 끝에 위치한 윤성방적(대표 서상근)은 입구에서부터
고풍스런 분위기가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실과 직물을 생산하는 공장안에는 노사가 손수 심은 각종 나무들이
자태를 뽑내며 서있고 이름모를 꽃들이 사철을 피어나 공원에 온 듯한
착각까지 일으키게 한다.

최근의 섬유경기의 계속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회사 종업원들의
얼굴 어디서도 불황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윤성방적의 이같은 분위기는 회사 설립이후 아직까지 한번도 노사분규를
겪지 않을 정도로 잘 다져진 노사화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91년에 노조가 유니언샵을 채택하며 설립되었으나 회사측과의 협력적
노사관계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모기업인 방림의 노조가 30년을 넘는 역사를 가지면서
단체협약 등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윤성방적 노사관계의 기본 정신은 "상호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한
노사공영"이다.

노조에 대한 회사의 신뢰는 거의 절대적이며 노사 화합이 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노사가 공감하고 있다.

이회사의 노사가 대립하고 충돌하는 것은 체육대회때 뿐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조통제 윤성방적 노조위원장은 "이같은 신뢰는 공장장과 노조위원장이
참여하는 연간 4회 이상의 정례적인 노사협의회와 연간 50여회 이상의
노사실무회의 10여회의 노사관계자 회식 등 계속적인 대회와 접촉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년 단합대회, 하계휴가비 지원, 추석 설날 선물지급, 가을 체육대회,
품질촉진대회개최 등 각종 회사행사를 노사가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화합분위기는 노조간부가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품질 책임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있으며 노조도 품질향상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불황이 심화되면서 노사가 공동으로 불량률 줄이기에 나서
2년만에 불량률이 0.5%에서 0.05%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불량률 감소에 따라 회사측은 연간 1억4천여만원의 경비절감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노조는 지난 94년부터는 상여금과 급여 인상 등에 치우쳐온
기존의 활동에서 벗어나 작업 환경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매년 3월이면 노사가 합심해 나무를 심고 있다.

회사측도 이에 소요되는 경비를 연간 3-4천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또 매주 금요일은 크린프라이데이(Clean Friday)로 지정해 공장의
각부문별로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한 대청소를 실시하는 한편 산재예방을
위한 각종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지난 95년에는 대학생자녀에게 최고 연간 2백60만원까지의 학비를
보조키로 하는 등 중학교 재학이상의 자녀에 대한 학비보조금액을 늘였다.

또 회사측은 32세대의 사원아파트를 제공하고 주택자금 및 전세자금도
모기업인 방림의 새마을금고로부터 저리로 대출해주고 있다.

총 6백5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기숙사에는 TV실과 헬스장
휴게실 공부방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종업원의 교양함양을 위해
1천1백여권의 도서도 갖추고 있다.

공장장을 맡고 있는 윤정길상무는 "짧은 노조역사에도 불구하고
윤성방적은 학비보조와 퇴직금누진비율, 각종 수당 등 복지수준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기침체로 지난해 결산실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회사의 힘이 닿는대로 종업원에 대한 혜택을 늘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림방적은 지금껏 쌓아온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모기업인 방림 영등포 공장의 시설 대부분을 조만간 구미로 이전하면서
로봇 등 첨단시설을 대대적으로 설치하는 등 자동화율을 높이고 품질
개선을 통해 일본과 이태리를 따라잡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추진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