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이봉구특파원 ]

일본에서 전후 최대규모의 기업파산이 일어났다.

중견금융기관이자 상장기업이기도 한 니치에이파이낸스사는 22일
요코하마지방법원에 회사정리를 신청, 사실상 도산했다.

이회사는 다이이치강쿄은행등 각금융기관에 1천7백8억엔의 부채를 안고
있는 외에 보증채무도 8천2백억엔에 달하고 있어 총부채가 약 1조엔에
이른다.

이는 지난 93년 파산한 무라모토건설의 부채액 5천9백억엔을 4천억엔가량
웃도는 전후최대규모의 기업파산이다.

이회사는 지난 90년대초반까지만해도 순조로운 성장을 유지해 왔으나 93년
3월 결산기부터 연 70억~85억엔의 대폭적인 적자를 기록해 왔으며 경영재건
에 몸부림쳤음에도 불구하고 올 3월 결산에서도 14억엔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니치에이파이낸스는 주택금융에 대한 채무보증, 부동산담보융자등을 주력
업무로 해왔으나 버블경제붕괴와 함께 부동산가격이 급락하면서 경영이
급속히 악화됐다.

이회사는 이날 회사정리를 신청하면서 다이이치강쿄은행등 각금융기관에
채권을 상각해 주도록 당부하는 한편 주택론에 대한 보증도 이들 금융기관이
인수해 주도록 요청했다.

일본에서는 최근들어 비은행금융기관들의 파산이 줄을 잇고 있는데
올들어서만도 신교토신판(부채3천4백88억엔) 에퀴온(부채2천9백억엔) 아이치
(부채1천8백20억엔)등이 문을 닫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