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제유가가 급등, 원유수입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유 5사에 원유수입을 억제토록 하는 대신 연말까지 정부 비축유
1천만배럴을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22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유가급등이
정유사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데다 국제수지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유가는 베럴당 26달러에 육박하는 등 91년초 걸프전 이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비축유 방출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안정을 되찾게 될 내년 3월까지 이를 다시
채우도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석유개발공사의 현재 석유 비축규모는 4천2백6만1천배럴 정도
(국내소비기준 23일분)에 달하며 정유 5사의 재고를 포함할 경우 국내
총석유 비축물량은 9천11만5천배럴에 이르고 있다.

정부 비축유는 전쟁 등 비상시를 대비한 원유물량으로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에도 일부를 긴급 방출한바 있다.

한편 통산부는 정유 5사에도 가동률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재고물량을 사용하고 원유수입은 최대한 자제토록
비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산부가 유가가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오르고
있음을 감안, 원유수입을 억제하도록 협조를 최근 요청해와 수입물량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확인했다.

한편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원유 수입액은 총 98억3천8백만달러로
같은 기간중 무역적자 규모 1백37억달러의 70%를 넘게 차지, 무역수지
악화의 주범으로 손꼽혀왔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