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아름다운 사물을 보면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그 대상이 미술품일 경우 선뜻 거금을 주고 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생활속에서 미술을 느끼고 싶은 경우라면,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
있는 아트샵에서 판매하는 미술상품을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외국의 유명한 미술관에 가면 어김없이 이러한 문화상품들이 아트샵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소호 (Soho)에 미술관기념품점 분점을 니면서 아예 미술관 입구
전체를 기념품점으로 만들었다.

이는 미술관 측에서 일상용품보다 비싼 디자인 상품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음을 말해주며, 한편으로는 그만큼 이런 상품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에는 "중앙미술관협의회 (Reunion des Musees Nationaux)"라는
기관에서 관광상품과 기념품 등을 기획, 제작하고 있다.

여기서는 루브르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들을 작은 크기로
복제하고 있으며,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인상파 그림 속의 주인공들이
지니고 있는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을 이용한 장식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그밖에 유럽의 전문화된 미술관, 예를 들어 암스테르담의 반
고호미술관이나 베를린의 바우하우스, 비트라 디자인박물관 등은 특유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엽서, 달력 등 프린트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티셔츠, 스카프,
우산, 가방, 시계, 열쇠고리, 브로치 등 장식품과 선물용품, 놀이기구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 문화상품 기획 및 판매처로는 삼성미술
문화재단의 호암미술관, 아트그룹 시우터, IDM고구려문화연구소, API 등이
있고, 또 환기미술관 등 일부 전시장에서도 자체적으로 특성있는 상품들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특성있는 상품으로는 고구려를 주제로한 문화상품 (IDM고구려문화연구소),
김홍도.장승업.이중섭 등의 회화작품을 응용한 넥타이와 청화백자,
금강전도를 응용한 스카프 (한세), 전통문양을 이용한 열쇠고리 (시우터),
소장품을 응용한 티셔츠와 가방 (호암) 우산 (환기미술관) 등이 있다.

이중 삼성문화재단은 크게 소장품 응용상품, 미술관 이미지 상품,
한국 고유상품, 전시 관련 상품들을 개발, 판매해오고 있는데, 현재 개발된
미술관 상품의 종류는 290여종이며 상품개발실에서는 이를 99년가지
870종으로 확대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95년을 기준으로 흑자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가나화랑도 "황금창고"라는 아트샵을 열 예정으로 있다.

이들중에는 공예적 요소가 강한 것들이 많지만 구입자에게는 미술품
구입의 대리만족을 주는 상품들도 많다.

이들 문화상품은 또 미술관 측에는 상당한 수입을 가져다 준다.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아름다우며 또 한정제작되기 때문에 희소성까지
갖춘 상품들도 있어 이들 문화상품들은 생활속의 미술이라는 명제에
가장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