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잔고가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융자
잔고는 22일 현재 2조9,35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전체 신용한도(약 3조2,000억원)의 90%이상이 소진돼 대부분 영업점
에서는 추가 신용매수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예탁금 증가세가 꺽인 상황에서 신용한도마저 거의 소진돼
주식시장이 쉽사리 조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매수여력은 크게 약해지고 신용매물부담은 커졌다는게 이같은 전망의
근거이다.

특히 신용이 집중돼 있는 소형주에 대해서는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싯가총액의 17%를 차지하는 소형주가 전체 신용융자잔고의 65%(1조8,943억
원)를 떠안고 있는만큼 신용매물부담이 막대하다는 분석이다.

소형주는 이달초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손바뀜이 이뤄졌으나 최근 작전
조사설 등으로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서자 신용으로 소형주를 샀던 투자자들
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신용융자잔고가 몰렸던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가 지난 9월말
까지 신용매물에 옴짝달싹 못했던 것이 소형주의 운명을 점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싯가총액의 60%를 차지하는 대형주는 신용잔고 비중이 19%(5,534억원)
에 불과, 신용매물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저가대형주가 강한 반등세를 보인 것도 9월말까지 신용매물을 털어내
몸집이 가벼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일 급증하던 소형주 신용잔고는 3일전부터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형주에는 1주일전부터 신용매수세가 꾸준히 일고 있는 점은 향후
대형주와 소형주의 힘겨루기 향방을 가늠할수 있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