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컵 제10회 한국여자오픈은 첫날 두가지 인상깊은 사례가 있었다.

슈퍼신인 박세리 (19.삼성물산)는 한달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라운드를 하는 강행군속에서도 역시 선두를 지켰다.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고우순(32)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도
볼이 조금 움직였다며 스스로 1벌타를 부과하는 양심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23일 한양CC 신코스 (파72.전장 5,779m)에서 열린 대회 (총상금 1억원)
1라운드에서 박세리는 이글1개를 포함, 버디3 보기2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1타차 선두에 나섰다.

박은 추석전인 9월24일부터 이날까지 한달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라운드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여자오픈 KLPGA선수권 삼성월드챔피언십, 그리고 이번대회까지
4개대회가 연속 열렸다.

연습라운드 프로암대회를 포함해 날마다 1라운드씩 했는데도 타고난
체력으로 시즌 마감대회마저 우승을 예고하고 있다.

박은 이날 길고 넓은 코스때문인지 드라이버샷을 마음대로 구사했고
거리도 평균 240m에 가까웠다.

박은 이번대회를 위해 파4에서 파5로 개조한 내리막 18번홀 (403m)에서
드라이버샷을 260m 날린뒤 140m를 남기고 7번아이언으로 가볍게 2온을
시켰다.

핀까지의 거리는 1.2m.

박은 그 이글퍼팅을 성공하며 첫날 경기를 선두로 마감했다.

박세리의 "독주"에 가린 김미현(18)과 아마추어 국가대표 한희원
(서문여고 3)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김은 버디5 보기3개였고, 한은 버디4 보기2개였다.

내셔널타이틀인 이 대회에는 일본에서 고우순과 이영미가 출전했다.

둘은 나란히 76타로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일본에서도 좋은 성적과 바른 매너로 소문난 고우순은 이날 모든
골퍼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행동을 보여주었다.

18번홀에서 세컨드샷이 그린왼쪽 벙커옆 깊숙한 곳에 떨어졌다.

멀리서 보면 볼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고는 서드샷에 앞서 볼주위의 나뭇잎을 치우다가 그만 볼이 움직여
버렸다.

고는 즉시 마커인 김미현을 불러 이 사실을 통고했고 고는 경기위원의
참관아래 스스로 1벌타를 부과했다.

고는 결국 4온2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