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 업계의 리딩그룹이 바뀌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반까지는 해동 제일 사조 진흥금고 등이 금고업계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그 역할을 동부 신신 한솔 등 신흥 ''빅3''가 맡고 있다.

특히 금리를 결정하는 데에는 이들 금고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수 있다.

이는 지난 21일부터 취급하기 시작한 비과세 가계장기저축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동부와 신신이 금리를 확정한 것은 지난 10월초.

제일 진흥 등 대부분의 금고들이 연13.0-14.0%사이에서 고민할때 일찌감치
연14.0%로 결정, 이 금리를 밀어부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동아 벽산 서울 등 서울지역 금고들과 대양(안양) 부산(부산)
등 대부분의 지방금고들이 잇달아 연14%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제일 진흥 등을 비롯해 부국 신중앙 신민 등 상당수의 금고들이
판매 첫날인 21일 금리를 연13.5%에서 연14%로 황급히 올리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 3개 금고가 업계의 "리딩 컴퍼니"로 등장한 것은 올초부터.

이전 리딩그룹이었던 해동 제일 사조 진흥금고 등이 연17%대의 고금리로
대출해 주고 있을때 두 금고는 이를 연14.4%로 내려 일대 "충격"을 주었다.

금고는 수신금리(당시 연14%대)가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면
연17%이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 이전 리딩그룹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세 금고는 달랐다.

"고금리로는 더이상 생존할수 없다"(이경로 신신금고 사장)는 판단에서
대출금리 체계를 실세금리에 따라 변동시킬수 있도록 과거 "투자금융회사"
식으로 바꿨다.

대출은 6개월미만의 단기 어음할인 위주로 운용하면서 수신도 고금리정기
예금보다는 지준부담이 없는 표지어음을 늘렸다.

현재 서울소재 금고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15-16%대.

동부 신신 한솔 등 3개 금고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금고들은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

세 금고가 주도하고 있는 것은 금리부문만이 아니다.

고객서비스분야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동부금고는 지난 2월 동남은행과 연계, 금고카드로 은행에서 출금할수
있도록 했다.

신신금고는 지난 10월초 신한은행과 업무제휴, 은행에서 자동이체할수
있도록 했다.

한솔금고는 "야간 유인 창구"를 개설, 밤에도 입출금을 할수 있도록 했다.

지점이 별로 없다는 이용에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금고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목이다.

조직부문 전산부문 직원재교육부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업계를 이끌고
있다.

<>팀제 도입 <>1인 1PC 사용 <>해외연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금고가 이처럼 리딩그룹으로 떠오른 것은 "공신력 회복과 과감한
경영 혁신"(김정수 신용관리기금 이사) 때문으로 해석된다.

동부금고와 한솔금고는 모기업이 30대그룹에 포함되는 동부그룹과
한솔그룹이며 신신금고는 신한종합금융이다.

개인오너 금고와는 비교가 안되는 든든한 배경이 이들의 신인도를
높여준다.

전문금융인을 임원진에 임용,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했다.

동부금고는 최근 부산은행장 출신인 황용운씨를 부회장으로, 보스톤뱅크
서울지점 지배인이었던 박행본씨를 상무로 영입했다.

신신금고는 신한투금 출신의 이사장과 강태환상무를 스카우트했다.

한솔금고도 증권사 등 2금융권 출신 2명을 간부로 데려왔다.

금융시장 개방과 금융산업 개편이란 험난한 파고를 신흥 ''빅3''가 어떻게
해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준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