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마저 국내에 수입된 사실이 밝혀졌다.

24일 농림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적은 양이지만 외국산 배추가
지난해와 올해국내에 수입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채소류 시장의
"주품목"마저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통관실적을 집계한 결과 배추는 지난 5월
초 미국에서 32t이 2만5,300달러(한화 2,000만원 상당)에 국내 모
식품업체에 의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두차례에 걸쳐 한 종묘업체가 미국산
배추 43t과 28t을 각각 3만3,000달러와 2만5,700달러에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추는 수입제한 품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생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까지 한번도 수입된 적이 없었다.

특히 건채류, 엽채류 등을 포함한 전체 채소류의 연간 국내 총생산량
1,058만t 가운데 가을배추, 고랭지배추, 월동배추 등 배추류가 27.3%인
288만4,000t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배추는 쌀을 제외한 주수입원이어서
농민들의 우려는 크다.

업체들이 이처럼 소량이지만 외국 배추를 들여온 것은 지난해 가을
이후 올 초여름까지 국내 배추가격이 90년 이후 가장 높아 낮은
가격에 양질의 배추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9월의 서울 가락동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배추(상품기준)
5t의 평균경락가가 588만원이고 올 4월에는 463만원으로 운임을
포함한 수입가격이 국내도매가격의 절반 정도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배추의 국내가격이 약간이라도 비싸질 경우 다양한
형태로 배추가 대량 수입될 수도 있다고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배추에 대한 수출입 관리를 따로 하지
않았으며 국내에 수입됐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만일 배추가
수입됐다면 일부 업체에서 필요에 따라 약간 수입한 물량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