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을 통해 내시경 수술장비를 넣어 뇌하수체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개발돼 미국 의학교과서에 실렸다.

한양대 고용교수(신경외과)는 지난 94년부터 미 피츠버그의대와 한양대병원
에서 55명의 뇌하수체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이같은 수술을 실시, 100%의
완치율을 올렸고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96년판 미 신경외과학회 수술교과서
에 실렸다고 24일 밝혔다.

새 수술법은 콧구멍으로 내시경 수술장비를 넣고 위턱 뒤의 접형골을 깨고
뇌의 한가운데에서 뒤쪽에 위치한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것으로
기존 수술보다 출혈과 흉터가 적고 수술후 1~2일내에 퇴원할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기존 수술은 머리의 전두골을 열고 수술한다든가 윗잇몸 앞부분에 있는
얼굴의 피부를 절개해 위쪽으로 젖힌후 내시경을 뇌하수체에 도달시켜
수술하는 것으로 출혈과 흉터가 심했다.

또 회복이 늦어 수술후 최소 2주이상 입원해야 하고 출혈을 막기 위해
코에 지혈용 패킹을 장기간 박고 있어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

고교수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이와 유사한 수술을 실시한 사례가 있었으나
비개골을 절제해 내시경 수술장비를 집어 넣는다든가 두개의 콧구멍에
수술도구를 넣어 출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은 한개의 콧구멍에만 내시경 수술장비를
넣고 비개골도 절제하지 않아도 돼 현재 유사수술 방법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뇌하수체는 각종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기관으로 여기에 종양이 생기면
시각장애 생리불순 심한 두통이 일어나며 악화되면 사망하게 된다.

뇌하수체종양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등 입체영상장비의
발달로 진단과 수술이 쉬워지는 추세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