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557) 제12부 낙엽 진 뜨락에 석양빛 비끼고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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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봉은 우이저와 더불어 처첩간의 예를 정식으로 행하였다.
처첩간의 예란 말 그대로 본처가 첩을 아우로 맞아들이고 첩이 본처를
형님으로 우러러 모시겠다는, 일종의 자매결연과도 같은 의식이었다.
희봉은 주서의 아내가 들고 온 보자기에서 비취 팔찌 네 쌍을 꺼내어
우이저에게 선물로 주면서 그 중 한 쌍을 손목에 끼도록 하였다.
비취처럼 견고하고 아름다운 정을 언제까지나 서로 나누자는 뜻이었다.
우이저가 팔찌를 손목에 끼고 상기된 얼굴이 되었다.
"여기 나머지 선물들도 받아요"
희봉은 상등비단 네 필과 금비녀, 진주 비녀들을 우이저에게 건네었다.
"저는 미처 형님께 드릴 예물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과분한
선물을 받기만 하니 몸 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우이저는 연방 허리를 구부려 몇 번이고 절을 하였다.
"아우님이 우리 집으로 들어오면 대감님이 "예기" 내칙편의 규례대로
아우님을 대하시도록 하겠어요"
"내칙편의 규례라면?"
우이저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판대기는 반반하게 생겨가지고 무식하기는.
희봉이 속으로 우이저를 경멸하며 첩고 관련된 내칙편의 규례를
설명해주었다.
"내칙편에 보면, 소실이 쉰 살이 되기 전에는 남편이 닷새에 한번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한다는 규례가 있잖아요"
우이저의 귓볼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희봉이 집안의 일들에 관하여 우이저와 좀더 이야기를 나눈 후,
우이저를 재촉하여 대관원으로 데리고 가서 이환 보채 대옥 탐춘
석춘 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대관원의 여자들은 이미 우이저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있던 차라 도대체
어떤 여자인가하고 호기심에 차서 우이저를 구경하였다.
"아우님, 지금 당장 우리 집으로 들어가 살아도 되지만 아우님이
거할 방을 좀더 꾸며야겠으니 며칠만 도향촌에서 이환 아씨와 함께
있도록 해요.
그리고 아우님의 시녀들은 내가 미리 데리고 가 아우님 방 꾸미는
일을 거들도록 하고 집안 일들도 익히도록 하겠어요.
그 대신 내가 부리던 시녀들을 아우님 곁에 두겠으니 그애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든지 하면 나에게 일러요. 혼을 내줄 테니까"
그리하여 우이저는 희봉의 시녀들과 함께 도향촌에 남고 희봉은
우이저의 시녀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희봉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계획이 착착 맞아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
처첩간의 예란 말 그대로 본처가 첩을 아우로 맞아들이고 첩이 본처를
형님으로 우러러 모시겠다는, 일종의 자매결연과도 같은 의식이었다.
희봉은 주서의 아내가 들고 온 보자기에서 비취 팔찌 네 쌍을 꺼내어
우이저에게 선물로 주면서 그 중 한 쌍을 손목에 끼도록 하였다.
비취처럼 견고하고 아름다운 정을 언제까지나 서로 나누자는 뜻이었다.
우이저가 팔찌를 손목에 끼고 상기된 얼굴이 되었다.
"여기 나머지 선물들도 받아요"
희봉은 상등비단 네 필과 금비녀, 진주 비녀들을 우이저에게 건네었다.
"저는 미처 형님께 드릴 예물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과분한
선물을 받기만 하니 몸 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우이저는 연방 허리를 구부려 몇 번이고 절을 하였다.
"아우님이 우리 집으로 들어오면 대감님이 "예기" 내칙편의 규례대로
아우님을 대하시도록 하겠어요"
"내칙편의 규례라면?"
우이저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판대기는 반반하게 생겨가지고 무식하기는.
희봉이 속으로 우이저를 경멸하며 첩고 관련된 내칙편의 규례를
설명해주었다.
"내칙편에 보면, 소실이 쉰 살이 되기 전에는 남편이 닷새에 한번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한다는 규례가 있잖아요"
우이저의 귓볼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희봉이 집안의 일들에 관하여 우이저와 좀더 이야기를 나눈 후,
우이저를 재촉하여 대관원으로 데리고 가서 이환 보채 대옥 탐춘
석춘 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대관원의 여자들은 이미 우이저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있던 차라 도대체
어떤 여자인가하고 호기심에 차서 우이저를 구경하였다.
"아우님, 지금 당장 우리 집으로 들어가 살아도 되지만 아우님이
거할 방을 좀더 꾸며야겠으니 며칠만 도향촌에서 이환 아씨와 함께
있도록 해요.
그리고 아우님의 시녀들은 내가 미리 데리고 가 아우님 방 꾸미는
일을 거들도록 하고 집안 일들도 익히도록 하겠어요.
그 대신 내가 부리던 시녀들을 아우님 곁에 두겠으니 그애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든지 하면 나에게 일러요. 혼을 내줄 테니까"
그리하여 우이저는 희봉의 시녀들과 함께 도향촌에 남고 희봉은
우이저의 시녀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희봉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계획이 착착 맞아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