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서울에어쇼를 계기로 오는 2010년 이후 한반도 영공을 수호할
한국형 차세대전투기(FX) 기종 선정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따라 서울에어쇼에 참가한 미국의 맥도널드 더글러스, 프랑스의
닷소, 러시아 수호이설계국등 세계유수 전투기 제조업체들간 FX사업
참여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FX사업을 외국사와의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키로 방침을 결정, 미국의 F-15기, 러시아의
수호이 37기, 프랑스의 라팔기 등에 대한 실제능력 테스트를 하기로했다.

정부는 그동안 외국산 전투기의 직구매와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개발
방안을 놓고 저울질해왔으나 에어쇼에 참가한 외국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호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공동개발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따라 이미 미태평양사령부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어쇼에
전시중인 미국 MD의 F-15에 대해 실물검토를 벌이고 있으며 록히드
마틴사로터 F-16개량형에 대한 설명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측과는 에어쇼가 끝나는 대로 수호이 37기를 전주비행장으로
이동시켜 기체구조및 계기성능에 대한 실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측은 또 한국공군 조종사들이 수호이 37기를 직접 조종, 전투수행
능력을 시험해볼 수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측은 "한국형 수호이기를 개발할 준비를 갖춰놓고 있다"며
"원한다면 설계와 엔진 등 모든 기술을 한국 업체에 이전할 수 있으며
한국산 또는 외국산 부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이날 내놓았다.

라팔의 제작사인 프랑스 닷소사도 기술을 대폭 이전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닷소사는 한국형 F-16기 생산과정에서 미국 항공업체의 기술이전이
소극적이었다는 일부 여론을 활용, 설계 등 기초기술은 물론 항공전자
레이더 장비 등 고난도 기술도 이전해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여졌다.

한국군은 프랑스 항공우주산업협회(GIFAS)등으로부터 프랑스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관련 자료를 제공받아 정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빠르면 올연말까지 한국형 차세대전투기 기종선정에 관한
기초 실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수호이와 라팔기가 기존의 군통신시스템 등과 연계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명날 경우 미국 항공업체들이 불리한 위치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