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식 경희대 이사장(78)이 "유엔의 날" 51주년을 맞아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부토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으로부터 24일 유엔본부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이 상은 이례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나는 지난 15년간 유엔을 통해 세계평화를 실현해야한다고 역설해
왔습니다.

"국제평화의 날" (80년)과 "국제평화의 해" (85년)를 주창해 실현시킨
것도 그 일환이지요.

또 각 나라 석학들이 모이는 세계 대학총장회의나 각종 세미나 등에서
이념을 초월해 인류의 안녕을 이루어야 한다고 지금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의 노력을 유엔이 인정해 준것 같습니다.

-유엔이 세계평화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실 때 우리는 아직
유엔에 가입조차 되지 않았을 때인데요.

<>70년대 국제학술대회나 세미나에 다녀 보면 제3차 세계대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대부분의 석학들이 진단했습니다.

그 세계대전의 진원지는 불행히도 한반도로 지목됐습니다.

정신이 바짝 들더군요.

그래서 평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유엔을 택한 것입니다.

-정치인이 아닌 학자이기 때문에 대중에 대한 영향력도 적고 구속력도
없어 애로도 많았겠지요.

<>정치인의 한 마디가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서 계속 평화를 위한 일을 해야하고, 그러다보면
국가 지도자들도 생각이 바뀌어질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 생각이 크게 빗나가진 않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에 관심을 갖고 계십니까.

<>지금 세계는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가치가 전도되고 도덕이 땅에 떨어져 있어요.

따라서 인간성 회복을 통한 "윤리 르네상스운동"을 전개해 나갈
생각입니다.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이런 운동도 유엔의 협조를 받는다면 그 파급효과가 훨씬 커지리라
믿습니다.

< 뉴욕 = 박영배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