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기 < LG선물 딜링팀 딜러 >

런던 금 현물가격은 지난 2월에 92년 이후 최고가격인 온스당 417.90
달러를 기록한 후 6월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현재 377~390
달러 사이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 한햇동안 런던 금 현물가격은 온스당 370~395.6달러
사이에 머물러 68년 이후 연간 최소 거래범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이후 금 현물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가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지면서 인플레이션의 헤지수단인
금수요가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의 중국-대만간 긴장고조기에도 금가격은 오르지 않았다.

현재 미국-이라크간의 높은 긴장도 금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

이는 정세불안이나 통화불안시기에 자산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금을
보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금의 투자가치보전수단
기능이 약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세계 신금 생산량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는 남아공의 민주화 과정에서
노동자의 임금상승 및 광산 노후화로 생산량이 줄고 있지만 이같은
감소세가 금시장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오히려 현재 금시장은 수급균형상태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이다.

호주 및 캐나다의 금생산량이 늘고 있는데다 일본 중국 등 주요 금
소비국인 아시아권에서 수요량이 뚜렷이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지난 수년간 해마다 700t의 금을 매도해온 벨기에 중앙은행이
더 이상의 금 매각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 각국 중앙은행 금보유량
결정이 금가격에 영향을 미쳐온 관례에 따라 이것이 금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IMF(세계통화기금)가 4월초부터 제기된 "아프리카 빈국돕기"
운동의 자금조성에 500만 온스의 금을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금가격
상승은 이래저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말까지 금 가격은 온스당 370~390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미국경제의 높은 성장세와 유가상승이 인플레이션의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지만 11월 미 대통령선거때까지는 연방준비위원회(FRB)에서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채권 및 주식시장의 투자수익률이 호전되어 상대적으로
가격변동폭이 작은 금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는 금시장분위기도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