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는 한때 광고업계의 천덕꾸러기였다.

도심의 건물위에 간판 하나를 덜렁 만들어놓고 광고를 달라고 조르는
귀찮은 사람들이란게 기업들의 옥외광고업자에 대한 인식이었다.

광고거래가 "효과"보다는 "인맥"에 의한 선심성 광고로 이뤄지다보니
자연히 뒷거래 등으로 말도 많았고 "복마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감수해야 했다.

영업부직원들이 각자의 사업자등록증을 가지고 독립적인 영업을
하는 독특한 인센티브제도를 채택한 업체들이 많은 것도 일반인들의
편견을 불러일으킨 요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옥외광고는 새롭게 떠오르는 광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광고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옥외광고의 장점에
주목한 기업들이 광고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세를 과시하기 위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형 빌보드간판을
선호하는 바람에 도심의 광고탑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뛰기도 했다.

뉴스전광판 LED광고 공중전화카드광고 등 새로운 광고매체와 소재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도 옥외광고업계를 급격히 발전시키고 있다.

도심건물의 네온사인간판이나 고속도로변의 야립광고로 상징되는
옥외광고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간판이나 포스터에서 교통광고 옥탑광고 뉴스전광판 비행선광고까지
다양하다.

야외(outdoor)에서 이뤄지는 광고활동은 모두 옥외광고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엔 지하철 철도 버스 택시 등 교통광고물,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뉴스전광판 등까지 인기매체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인의 눈길이 닿는 곳이라면 모두 광고판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시된 지방자치제는 옥외광고업계의 발전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기업들이 지역마케팅 및 제품의 판촉활동을 강화한데다 대형 이벤트와
관련된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

옥외광고는 특히 해외광고를 개척하는 첨병역할도 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 대우 대한항공 등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가장 먼저 손대는
것이 옥외광고다.

대형 옥상광고나 공항의 카트광고 등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익산 광고당 등 국내 옥외광고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통적인 메이저업체외에 수많은 영세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특히 옥외광고시장이 커지면서 기존의 광고외에 옥외광고까지
토털서비스를 원하는 광고주들이 늘어나 대형 광고대행사내에서도
관련조직과 인력을 강화해가는 추세다.

젊고 유능한 인력이 옥외광고에 참여하면서 옥외광고업계도 변하고
있다.

광고거래방식은 물론 광고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에 걸맞은 요금을
요청하는 등 광고의 과학화도 추진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02년 월드컵이나 부산아시안게임 등 대형스포츠
이벤트들이 국내 옥외광고수준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고속도로변의 야립광고와 택시광고 등이
허용되며 업계가 한단계 도약을 했듯이 2002년 월드컵은 새로운
매체개발과 호황을 가져다줄 것이란 예측이다.

옥외광고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광고주에게 광고효과나 매체계획에
대해 과학적으로 제시하는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다"며 "이부분에 대한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