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섭 <순천향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위염은 위점막의 염증성질환이다.

따라서 임상적인 병명이라기보다 조직학적 진단에 가깝다.

급성위염은 대수술 쇼크 화상 호흡부전 신부전등으로 위점막에 혈액순환이
떨어지거나 소염진통제나 술등이 직접 점막에 손상을 줘 생긴다.

원인질환이 좋아지거나 이들 약물을 끊으면 며칠내에 쉽게 낫는다.

만성위염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극성있는 음식물 기호품 약물 등의
반복되는 자극으로 위점막이 퇴행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 병은 아주 흔하며 전형적인 증상이 없다.

불과 수년전만해도 강한 산이 들어있는 위는 어떤 세균도 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위염치료에 항생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었다.

그러나 위속에 사는 나선모양의 세균을 발견함으로써 종전의 상식이
깨졌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로 명명된 이 세균은 위의 아래쪽인 전정부에
염증이 퍼져있는 만성전정부위염을 일으킨다.

의학발전으로 생명의 기원이 다 밝혀진것 같이 떠들지만 만성위염의
정체조차도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한 실정이다.

다만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내시경검사를
해보면 급.만성위염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간단히 입으로 숨을 들이내쉬는 "요소호기검사"를 통해
세균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필자의 소화기
내과교실에서 연구해본 결과 정확도가 아주 높아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끔 의사나 환자들이 "신경성위염"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보다
"기능성 위장장애"라는 표현이 옳다.

이 병은 아무런 기질적인 이상없이 소화불량 오심 구토 속쓰림 복통
등과 같은 다양한 소화기증상을 나타낸다.

원인은 환자가 음식물이나 위장내 통증이나 가스등의 자극에 대해
정상인에 비해 훨씬 민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로스텟"이라는 풍선을 이용한 특수기구로 위벽의 압력에 대한
반응을 검사하거나 심전도검사하듯 복부 피부에 전극을 부착, 위운동의
전기적 자극을 보는 위전도검사를 실시해 위의 기능적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지침은 세균성위염은 항생제로, 내시경적 만성위염이 있더라도
기능성위장장애로 판단되면 위장운동을 높이는 약과 점막보호제
위산억제제 제산제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기분좋게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차고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며
빈속에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8일자).